창세기 2:17

[개역개정] 이에 두려워하여 이르되 두렵도다 이 곳이여 이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집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 하고

[공동번역 개정판] [그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외쳤다. 이 얼마나 두려운 곳인가. 여기가 바로 하느님의 집이요, 하늘[의] 문이로구나.”

우리는 여기 하나님의 집에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하늘 문이 열려 있습니다. 두려움의 문지방을 넘어 경외와 경이의 세계로 발걸음을 내딛어 봅시다. 맨발로 흙을 밟듯이, 맨발을 계곡물에 담그듯이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주님의 친밀함을 체험하는 하루가 되시길 축원합니다.


2018. 7. 18. 수요일. 에이레네 영성지도자 집중훈련 아침묵상.

존경하는 스승, 유해룡 교수님의 정년 퇴임을 기념하여 후학들이 함께 문집을 펴냈다. '영성지도'를 주제로 국내 스물다섯 명의 영성학자들과 영성지도자들이 글을 모았다. 일 년 반 동안 준비한 것인데, 편집자로서 아쉬움과 부끄러움도 많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출판 되어서 감사도 크다. 책임편집자로 홀로 이름이 나왔지만, 편집 과정에서 참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태시고, 도와주셨습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 책이 하나님께, 그리고 유해룡 교수님을 사랑하는 분들께 기쁨이 되고, 또한 유해룡 교수님께서 그동안 영성지도 분야에서 뿌리신 씨앗들을 가꾸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책에 쓴 편집자 서문을 옮겨 놓는다.



영혼의 친구: 유해룡 교수 퇴임 기념 문집

579쪽 | 하드커버 | 2만2천원 | 키아츠 | 2018년


편집자 서문


유해룡 교수께서 걸어온 길이 매우 독특하듯이 이 책은 여러 가지 면에서 독특한 시도다. 보통 교수의 퇴임을 기념할 때 후학들이 논문집의 형태로 책을 내는 것이 관례지만, 이 책은 영성학자들의 학술적인 논문들뿐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활동하는 목회자와 영성지도자들의 에세이와 실제적인 제안들도 함께 담은 문집이다. 어떻게 보면 책의 성격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글모음집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이 책의 기획 단계부터 의도된 것이다. 그것은 유해룡 교수께서 지난 이십육 년 동안 대전신학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교수와 목사와 영성지도자로서 맺으신 열매들이 단지 학문적 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와 목회 현장에서 제기되는 필요와 요청들이 그의 연구를 추동하는 원인이었고, 그래서 그의 학문적 추구는 늘 프락시스(Praxis), 곧 실천을 지향하였다. 또한 그는 학자로서뿐만 아니라 교육자와 실천가로서도 소속된 학교 안팎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였고, 직간접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러므로 유해룡 교수님의 정년퇴임을 보다 온전하게 기념하고 그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서는 학자들의 논문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글도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매우 단순하게 말하면, 이 책은 ‘유해룡’과 ‘영성지도’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이 책에 글을 기고한 필자들은 모두 유해룡 교수님의 동역자거나 제자며, 또한 대부분 영성지도자들이다. 그리고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모두 영성지도에 대한, 또는 영성지도와 밀접하게 관련된 주제들에 대한 글들이다. 유해룡 교수께서 한국의 영성학 분야와 신학교육, 그리고 한국 교회에 남긴 공헌들 중 매우 중요한 것이 기독교 전통의 영성지도를 소개하고, 실천하고, 영성지도자들을 양성한 것이기 때문에 이 책에도 영성지도를 배우거나 실천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학자들만이 아니라 영성지도 또는 영성 훈련이나 영성 목회에 관심 있는 독자들도 읽을 수 있고, 또 실제적으로 유익이 되도록 논문집이 아니라 문집의 형태로 책을 엮었다. 이것은 학술 활동과 저술에 있어서도 항상 교회 현장을 생각하고 실천을 지향했던 유해룡 교수님의 원칙, 또는 삶의 자세와도 부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되었다. 먼저 <1부 유해룡 교수의 삶과 길과 글>에는 유해룡 교수님에 대한, 또는 유해룡 교수께서 쓴 글들이 담겨 있다. 먼저 주선영의 “유해룡 교수의 영적 여정”은 하나님을 향한 갈망으로 걸어온 유해룡 교수님의 영적 여정의 윤곽을 간략하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권혁일, 김경은, 박세훈이 공동 집필한 “유해룡 교수의 공헌”은 유해룡 교수께서 지금까지 한국의 신학 교육과 기독교 영성학 연구에 남긴 공헌을 매우 간략하게 정리한 글이다. 이 글의 필자들은 유해룡 교수님의 학문적, 실천적 공헌을 결코 완벽하게 정리하려고 시도하지 않았으며, 앞으로 보다 다양한 평가가 이뤄지는 데에 마중물의 역할을 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또한 유해룡 교수께서 쓰신 글들 중 영성지도에 대한 글 두 편을 선별하여 실었다. 먼저 “기독교 영성지도의 고유한 특성과 과정”은 목회 상담과 심리치료와의 비교를 통해서 기독교 영성지도가 갖는 고유성을 밝힌 학술논문이다. 그리고 “영성지도란 무엇인가?”는 가장 최근인 2018년 5월 12일 한국영성상담학회 포럼에서 발제한 주제강연 원고다. 독자가 직접 학습할 수 있도록 사례 연구case study도 포함하고 있다.


다음으로 <2부 영성지도의 기초>는 영성지도를 처음 배우는 이들에게 영성지도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제공하기 위한 글들로 구성되었다. 먼저 이강학의 “영성지도의 정의”는 영성지도의 다양한 정의들과 영성지도와 함께 사용되는 다양한 용어들을 통해서 영성지도를 입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김경은의 “영성지도의 역사”는 사막 교부와 교모들로부터 시작하여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영성사에 나타나는 영성지도의 다양한 전통들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이상학의 “영성지도의 신학: 영성지도를 둘러싼 인간 문제와 구원의 이해에 대한 단상”은 에이레네 영성지도자 전문과정의 강의 원고를 정리한 것으로써 구원론적인 관점에서 영성지도의 신학적 기초를 설명한 좋은 글이다.


이어서 <3부 영성지도의 다양성>에는 영성지도자의 형성에 대한 글과 성경과 기독교 영성사에 나타나는 영성지도의 다양한 모델들을 소개하는 학술적인 글들을 묶어 놓은 것이다. 그중 권혁일의 “영성지도자의 탄생과 성장을 위한 모판 만들기”는 유해룡 교수님을 중심으로 몇 명의 영성학자와 영성지도자가 모인 모임에서 영성지도자 형성 과정에 대해서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것인데, 필자가 살을 붙이긴 했지만, 그 뼈대는 대부분 유해룡 교수님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그리고 이경희의 “디모데서에 나타난 바울의 디모데 영성지도”는 디트리히 본회퍼와 바울의 편지를 통한 영성지도를 소개하고 있으며, 김병호의 “이블린 언더힐의 영성 모델에 따른 영성지도”는 언더힐의 영성을 자각과 회심-정화-조명-어두운 밤-일치의 다섯 단계로 분석하고, 이것을 모델로 삼아 영성지도를 실시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조한상의 “영성지도자로서 조나단 에드워즈”는 에드워즈를 영성지도자로 묘사하며 개혁주의 전통에서의 영성지도 사례를 발굴하고 있으며, 오방식의 “토머스 머튼의 영성지도”는 양심 표명의 관점에서 머튼의 영성지도를 소개하고 있다.


<4부 영성지도와 영성 훈련>은 영성지도를 직접적으로 다룬 글은 아니지만, 영성지도와 관련된 주요 주제들에 대한 학술논문들이다. 최승기의 “프란치스코 드 살(Francis de Sales)의 영적 식별”과 이주형의 “한국인의 마음과 영적 분별”, 그리고 이경용의 “영식별로서의 감정 성찰과 영성지도”는 영성지도의 주요 내용들 중의 하나인 영적 분별(식별)에 대한 학술 논문들이다. 또한 백상훈의 “그림 묵상의 영성학적 이해와 영성지도”는 영성지도에서 종종 활용되는 그림 묵상에 대한 교회사적, 영성학적 이해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으로 유재경(영남신학대학교)의 “하일러(Friedrich Heiler)의 신비적 기도와 에바그리우스(Evagrius Ponticus)의 관상 기도에 대한 탐구”와 양정호의 “노르위치의 줄리안Julian of Norwich의 기도의 신학”은 영성지도의 소재가 되는 기도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제공하는 학술논문들이다. 그리고 최광선의 “생태적 영성 훈련을 위한 『영신수련』”과 최봉규의 “영적 성숙을 돕는 영성지도를 위한 신학적 성찰(theological reflection)”은 영성지도가 동반된 또는 영성지도에 도움이 되는 영성 훈련을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5부 영성지도의 현장>에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영성지도자들의 경험이나 사례나 제안을 담은 에세이들로 구성되었다. 박신향의 “영성지도, 거룩하고 안전한 공간: 한 중년 여성의 위기와 영성지도 이야기”, 이정희의 “사마리아 여인의 발견: 진정한 삶을 위한 자기 초월”은 영성지도자로서, 그리고 영성지도자를 돕는 수퍼바이저로서의 경험을 진솔하게 고백한 에세이들인데, 영성지도자에 대한 이론적인 글보다 영성지도자의 정체성과 삶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들을 전한다. 이어서 유재경(영락교회)의 “영성지도: 영적 우정을 통한 영적 성장의 길”, 박순희의 “교회 기도학교 개설을 위한 제안: ‘감람산기도학교’를 중심으로”, 이귀옥의 “생애기도를 통한 하나님 만남과 영성지도”, 정재상의 “렉시오 디비나(lectio divina)를 통한 장년부 영성 훈련과 영성지도”는 영성지도를 활용하여 교회나 리트릿센터에서 실시한 실제적인 영성지도 프로그램의 사례나 제안을 담은 유용한 글들이다.


앞서 이 책은 처음부터 영성지도에 관한 학술적인 논문들과 실제적인 에세이들을 모은 문집의 형태로 기획된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였다.그러나 한편으로 이 책의 결과물은 여러 가지 한계로 인해 편집자의 의도대로 되지 않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흠이 발견된다면, 그것은 모두 편집을 맡은 본인의 부족함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쁜 삶 속에서도 기쁨으로 원고를 보내주신 필자들의 참여와 많은 분들의 헌신적인 섬김으로 어느 정도 모습을 갖추고 발간이 가능하게 되었다. 누구보다 오방식, 김경은 교수께서 책의 기획 단계부터 필자 섭외 등 여러 가지 부분에서 앞서서 섬겨주셨다. 이강학 교수께서도 기획안을 검토해 주시고, 부록의 영성지도 참고도서 목록을 정리해 주셨다. 주선영 목사께서는 유해룡 교수님과 인터뷰 후 생애와 연보를 정리해 주셨고, 박세훈 목사께서는 음동성 목사님과 인터뷰 후 서문을 대필해 주셨다. 이보슬 전도사께서는 유해룡 교수님의 저작 목록 정리에 도움을 주셨고, 심정구 목사께서 유해룡 교수님의 사진을 촬영해 주셨다. 무엇보다 한국고등신학연구원(KIATS)의 김재현 원장님과 숙련된 편집팀 류명균, 박송화, 김지원, 최선화, 이주영 님은 짧은 시간 안에 훌륭하게 책을 만들어 주셨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모양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감사를 드린다.


책임편집자 권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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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건대 주께서 오네시보로의 집에 긍휼을 베푸옵소서 그가 나를 자주 격려해 주고 내가 사슬에 매인 것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로마에 있을 때에 나를 부지런히 찾아와 만났음이라(he seek me diligently and found me). (원하건대 주께서 그로 하여금 그 날에 주의 긍휼을 입게 하여 주옵소서)(May the Lord grant to him to be finding mercy from the Lord) 또 그가 에베소에서 많이 봉사한 것을 네가 잘 아느니라.

(디모데후서 1:16-18)


긍휼의 특징은 발견하는 것이다. 긍휼의 사람은 긍휼이 필요한 자를 발견한다. 하나님의 긍휼은 긍휼을 베푸는 사람을 발견한다. 긍휼은 부지런하다. 자기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중독 때문이 아니라, 긍휼이 필요한 이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서 부지런다. 긍휼은 그들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아, 나와는 참 다르구나!


2018.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