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21. 금.


결혼 10주년.

그녀도 열 살 짜리 아내가 되었고, 나도 열 살 짜리 남편이 되었다. 결혼을 하며 아내에게 "10년 후에는"이라는 말로 시작한 약속을 지켜주지 못 했다. 결혼 10주년이라고 변변한 선물도, 기념도 하지 못 하고 산책길 일로 사람들과 만나며 기념일을 그냥 보내 버렸다. 아내에게 얼마나 미안한지 모른다.


나도 아내도 결혼 때에 비하면 10년 사이에 너무나 많이 늙었다. 아이가 생기지도 않고, 지금은 입양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제적으로도 오히려 더 위축되는 듯하다. 내가 공부를 빨리 마치지 못 하여, 우리 부부가 다시 떨어져 살아야 하는 날이 다가 오고 있다. 그리고 결혼식을 올릴 때는 내 아버지가 십 년도 사시지 못하리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결혼 때에 비하면 지금은 얼마나 힘드고 암울한가?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2014. 2. 22. 토.


요즘 내 몸이 많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이삼일마다 일어나는 두드러기는 이제 내 맘을 두렵게 한다. 약을 먹어야 하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어젯밤 잠자리에서 뒤척이며, 올 한 해는 건강한 남편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자극적인 음식을 줄이고, 운동을 더 많이 늘려야 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와 함께 요가로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였다. 그리고 오후엔 운동 삼아 함께 산책도 하였다. 가능하면 매일매일 꾸준하게 이런 식으로 아내와 운동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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