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늘은 과거에 내가 내린 선택들의 결과이다. 그래서 현재의 나의 삶은 과거에 매여있다. 그러나 동시에 나의 오늘은 내가 과거의 선택들을 바꾸지 않고 계속 유지하는, 또는 과거의 선택을 바꾼 결과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의 삶의 무게를 과거에만 핑계 돌릴 수 없다.


이십 대에는 과거의 선택에 대해 후회하거나 바꿀 생각을 하지 않았다. 과거를 돌아 볼 여유도 별로 없었고, 앞으로 내려야 할 중요한 선택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사십 대가 되니 과거의 선택을 돌아보고, 과연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더 늦기 전에 바꾸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조금씩 든다.

그러나 오늘, 일 년 전에 한 선택에 충실하기 위해서 짧은 여행길에 오른다.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내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많은 것을 쏟아 붓는다. 이런 고지식한 사람을 남편으로 선택한 덕분에 아내는 등골이 좀 더 휘게 생겼다.

2015.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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