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총독의 군병들이 예수를 데리고 ……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희롱하여 이르되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 하며 그에게 침 뱉고 갈대를 빼앗아 그의 머리를 치더라…….” (마태복음 27:27-31)

로마 군병들은 가여운 죄인을 노리개로 삼아 조롱하며 낄낄거렸다. 그것이 그들의 지루함이나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희롱(戲弄)은 희락(喜樂)이 아니다. 참된 기쁨은 가련한 이들의 모습 속에서 그리스도를 알아보고 진심으로 ‘경배’하는 자에게 있을 것이다. 참된 예배란 제자들의 발을 손수 씻기신 주님처럼, 겸손함으로 허리를 동이고 약하고 가난하거나 곤궁에 빠진 이들을 섬기고 돕는 것이리라.

주님은 이렇게 희롱을 당하심으로, 세상의 모든 희롱을 당하는 이들이 주님과 고난 가운데 연합할 수 있는 은혜의 길을 열어 주셨다.

2018. 3. 29. Holy Thursday.


"The Mocking of Christ"(c.1596) by Annibale Carrac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