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15. 월


1. 지난 며칠 동안 비도  간간이 내리고, 온도도 높아서 그런지 참 잘 자란다, 잡초가. 잡초는 씨를 뿌리지 않아도 수백 개의 싹을 틔우고  키가 쑥쑥 크는 것 같은데, 그에 비하면 상추들은 더디게 자라는 것 같다. 아마도 마음 때문이겠지? 상추는 자라기를 기다리고, 잡초는 자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상추와 잡초를 모두 객관적인 관점에서 냉정하게 관찰하고 판단할 수 있는 마음이 내겐 없다. 다른 사람들을 볼 때에도 내 마음의 기대와 기준이 아니라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요즘 내가 교회를 섬기면서 겪고 있는 어려움들의 돌파구도 이런 마음을 얻음으로써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마음이 더 경작되어야 한다. 이기심과 교만과 편견이 뽑혀지고, 그 자리에 영적 자유가 싹터야 한다. 


2. 두 주 전 옥수수를 하나 훔쳐간 뒤에 옥수수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너구리가, 어젯밤 사이 남은 옥수수들을 습격해서 모두 아작내 버렸다. 이제 한두 주만 있으면 수확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자랐는데……. 넘어지거나 동강이 난 옥수숫대들을 모두 내 손으로 뽑아 내었다. 괜히 죄없는 너구리 라면을 앞으로는 먹지 않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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