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18. 목.


아침에 선배 목사님들을 만나러 오랜만에 '카페 로마'로 갔다. 요즘 감기로 고생하는 몸을 생각해서 드립 커피 대신, 4불을 주고 따뜻한 카페 라떼를 사서 마셨다. 대화도 커피도 모두 만족스럽고 즐거웠다. 저녁에는 운동 겸 과일을 사러 비교적 저렴한 마트인 세이프웨이에 갔다. 3.99불 하는 유기농 블랙베리를 들었다가 놓았다가 하다가 비싸다는 생각에 그냥 왔다. 밤에 잠자리에 누워 생각해보니, 커피를 위해서는 4불을 주저 않고 쓸 수 있었는데, 몸에 좋은 유기농 과일에는 그러지 못했다. 제 정신이 아니다.



2014. 9. 19. 금.


이번 일주일은 거의 감기 기운, 약 기운, 카페인 기운으로 지내는 듯하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머리가 아프고, 코가 막히고 제 정신이 아니었다. 점심을 먹고도 마찬가지였다. 부엌일과 빨래까지 하고 나서 기진하여 소파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잠시 뒤 아내로부터 걸려온 전화벨 소리에 놀라서 일어났는데, 도무지 정신이 차려지지 않았다. 그래도 이렇게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가방을 들고 까페로 가서 커피를 들고 앉았는데, 여전히 정신이 없어서 커피도 좀 쏟았다. 작년 12월부터 며칠 간격으로 밤에 항히스타민제를 먹으면 그 다음날은 정신을 제대로 못 차리는 일이 많긴 했지만, 이번 주일은 특히 맑은 정신으로 있는 때가 거의 없는 것 같다. 견디는 것 말고는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다. 



2014. 9. 20. 토.


어제 저녁 아무 것도 하기가 싫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한밤중에 잠이 깨었다. 몸도 마음도 불편해서 한 시간 정도 뒤척거리다가 하는 수 없이 일어나 책상에 앉았다. 요즘은 몸의 균형도, 생활의 리듬도 무너진 것 같다. 아내는 내가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을 싫어하기에 이렇게 한밤중에 일어났다는 것은 그녀에게는 비밀이다. 솔직히 나도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싶은데 요즘은 더욱 잘 안 된다. 내 몸도, 생활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약해진 것 같다. 심하게 엉킨 실타래처럼 엉켜버린 것 같은데, 나름 그것을 풀려고 끙끙거리며 노력하고 있는데, 잘 안 되니 더 힘이 빠지고 괴롭다. 돌아보면, 작년 봄에 아버지를 잃은 이후로 밤잠을 설치는 일이 많아졌고, 몸에 이상도 생겼다. 그리고 아내가 한국으로 돌아간 뒤, 생활도 정리되지 않는 책장처럼 헝클어진 느낌이다. 어떻게 하면 다시 모든 것이 바로 잡힐까? 아버지는 다시 돌아오실 수는 없지만 말이다. 이렇게 수신(修身)도 제대로 되지 않는데, 아이를 낳은들 어떻게 가정을 다스릴 수 있을까? 학위를 받고 교수가 된들 어떻게 교회와 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몸을 닦는 공부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아니, 주님께서 나를 다스리시도록 더욱 온전하게 나를 드려야겠다. 

댓글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