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7. 주일.


이틀째 창 밖은 헬기 소리로 아주 불안하다. 최근 퍼거슨(Ferguson, MO)과 뉴욕에서 비무장인 흑인들을 부당하게 살해한 경찰들에 대한 불기소 처분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곳 버클리에서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다. 자정이 가까운 이 시각까지도 경찰 헬기들이 UC버클리 캠퍼스와 다운타운 주위의 상공에서 시위대를 감시, 위협하고 있다. 뉴스와 SNS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 "I Can't Breathe"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학생들과 시민들이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가톨릭 신자로 보이는 한 여성은 "Jesus Can't Breathe"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나왔는데 매우 인상적이다. 헬기 소리를 들으며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고 코끝이 찡해진다. 이십 년 전 여름, 하늘을 점령한 경찰 헬기 소리와 쇠파이프가 땅을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보내었던 낮과 밤이 생각나기도 한다. 


지난 주일에 이어 오늘도 교회에서 "주 사랑이 나를 숨쉬게 해"라는 새 찬양을 불렀다. 교회 안에서는 이렇게 찬양을 하면서도, 실제로 교회 밖에서 약한 자들이 강한 자에 의해 숨막혀 죽어가는 이 세태에 대해 교회는 눈과 귀를 막고 모른 체 하는 것이 아닌가 반성을 해본다. 물론 청년부 소그룹 모임 시간에 이 사건의 불의함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나누기는 했지만, 거기에서 더 나가서 내가 실천해야 할 것이 더 있는 것은 아닐까? 비록 일시적으로 체류하는 유학생의 신분이지만, 모든 구분을 다 떠나서 죽어간 이들과는 같은 인간이 아닌가?


이 시위는 최근 UC버클리 캠퍼스에서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여 일어나고 있는 Occupy Cal 시위와 연장선에 있다. 지난 수요일 시위 도중 스크럼을 짜고 있는 학생들을 경찰들이 곤봉을 휘두르며 해산시키려 하는 동영상이 퍼지고, 이에 대해 오늘 대학 총장이 경찰을 두둔하는 메시지를 발표함으로써 사람들을 더 분노하게 만들고 있는 듯하다. (UC버클리의 관료들은 과거 1960년대의 "Free Speech Movement"를 자랑스러운 저항의 역사로 내세우면서도, 현재의 저항을 폭력적으로 규정하며 과거의 자랑스러운 전통과 분리시키려고 한다. 현재 한국의 정치인들도 그렇지 않은가! 4.19.와 같은 과거의 민주화 운동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현재 민주를 주창하는 사람들을 종북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현재 시위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폭력적 저항을 하고 있지만, 일부는 이성을 잃고 주위 가게의 유리창을 깨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방금은 구급차의 사이렌까지도 울리는데 사람들이 더 다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된다. 


아주 위태롭고 숨막히는 밤이다. 그리스도의 성탄이 곧 다가오는데, 숨을 쉬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마저도 박탈당하고 살해당하는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이 함께 하셔서 정말 그들이 숨을 쉴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