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같은 생각



올해는 감이 풍년이래

각박한 세상살이에 시달린 사람들

감을 나눠 먹으며 서로

발뒤꿈치 각질을 벗겨준다지


감나무의 애정과 기도로 여문

주홍빛 홍시 몇 개 얻어다 놓고


성급해서 터져버린 덜 익은 홍시 

옹골지지 못해 싱거운 다 익은 홍시

때를 놓쳐 먹을 수 없는 삭은 홍시


는 절대 되지 말아야겠다는 

흔한 홍시 같은 생각



2015.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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