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명



오랫동안 잊혀졌던 

어쩌면 영원히 

다시 듣지 못했을 

선배의 이름이

부음을 타고 울린다 

청아하게


늘 그렇듯이

이런 날 하늘은 

더없이 맑다

야속하게


왜 그랬을까

어떻게 그리 됐을까

……


어느 맑은 봄날

나이 많은 선교사의 

가난한 청혼을 

거절하지 못했을 게다

착하고 어질어서


황량한 이국에서

들어주는 이도 없이

가슴을 앓다가

속이 상해 갔을 게다

날마다 뼈아프게


너무 아파도 그저 

나만 참고 기도하면 

나으리라 희망하며

온 힘을 모으고 모아

식구들 밥을 지었을 게다

가난하고 순수해서


그래서 마음 약한 이가

 이상 고생 말라고

기도를 들어 주었을지도

푸른 낙원으로 

그 이름을 부른지도 

울며 웃으며 울며


아이 셋을 젖먹인

단아하고 강인한 가슴이

꽃처럼 시들어 

흙무덤이 되었다

아직 오월인데


무심하게도

기억하지 못해

기도 속에 아뢰지 못한

가련한 이름을

맑아서 슬픈 

이름을

오늘도 차마 

부를 수가 없다


잊어버린 이름이

늦기 전에

불러야할 이름이

너무도 많다

오늘 같이 맑은 날엔


2016.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