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1073호



바닷물이 짜서가 아니라
눈물에 젖어 녹슬었구나

녹슬 망정 사라지지 않고
다시 돌아올 이 때를 기다려 왔구나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아벨로부터 런던 테러 희생자들까지
억울하게 죽어간 모든 영혼들의
상처와 절규를 온몸에 새기었구나

바다의 부력도, 기계의 힘도 아닌
아직도 네가 잉태하고 있는
아홉 생명들을 향한 애타는 그리움과
그들의 서러운 그리움이 만나
어둠의 중력을 이겨 내고
빛 가운데로 떠오르는구나

바다도 고요히 고개를 숙이고
하늘도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다는
사순절, 이 고통의 시간이 지나
우리 함께 모여 얼싸 안는
부활의 날이여
어서 오라!

2017. 3. 24.

죽은 자의 부활도 그와 같으니

썩을 것으로 심고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욕된 것으로 심고 강한 것으로 다시 살아나며
육의 몸으로 심고 신령한 몸으로 다시 살아나나니
......
이 썩을 것이 반드시 썩지 아니할 것을 입겠고
이 죽을 것이 죽지 아니함을 입으리로다
이 썩을 것이 썩지 아니함을 입고
이 죽을 것이 죽지 아니함을 입을 때에는
사망을 삼키고 이기리라고
기록된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사망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고린도후서 15장 42-55절)


'시와 수필 > 멸치 똥-습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두리 버스정류장  (0) 2017.03.24
고공(孤空)비행  (0) 2017.03.16
내 친구  (0) 2016.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