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기차의 말



덜컹덜컹 밤기차 소리가
내게 말을 걸어 온다 -

여기까지 달려오느라
얼마나 힘들었니
덜컹덜컹 토닥토닥 

잠시 내게 몸을 맡기고 쉬렴 
대신 내가 열심히 달릴 테니

차창 밖 무심한 야경은 
무심한 여행을 위한 내 선물이란다

참, 간혹 상행 기차가 휙휙휙 스쳐지나가도
뒤돌아보지는 말길 
소금 기둥이 될지도 모르니
 
오늘밤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자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는

어머니의 집으로

 

더얼컹 덜컹



2020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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