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교회 「만남」 564호(2021년 2월)에 게재한 글을 옮겨놓는다. 


온라인으로 연결된 일상생활 속의 영성수련

 

보통 영성수련이라고 하면, 일상의 자리를 떠나서 한적한 곳에 머물며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을 떠올리실 분이 많을 것입니다. 실제 남한산성에 위치한 영락수련원은 그런 ‘특별한 시간’을 위해서 ‘특별한 장소’에 준비된 곳입니다. 영락여자신학교(1969-2013)의 뒤를 이어 지난 2014년 12월에 영락수련원이 문을 연 뒤에 많은 분들이 일상의 자리를 떠나 하나님과의 특별한 만남의 시간을 갖기 위해 남한산성으로 올라오셨습니다. 그래서 지난 2019년은 주말에는 거의 빈틈이 없을 정도로 봄‧여름‧가을‧겨울 내내 영성수련과 가족수련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영락수련원이 작년 2월 중순부터 매우 한적한 시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도 점차 확산되면서 ‘2020년 포이메네스 겨울 목회자 영성수련’(2월 2일-7일)을 끝으로 이후에 예정된 모든 현장 수련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습니다. 이미 전년도 12월말에 각종 수련들로 빼곡하게 채워졌던 영락수련원 달력이 모두 비워졌습니다. 더불어 수련자들이 묵상하며 산책하던 영락수련원의 잔디밭과 묵상동산에도 사람들의 발자취가 사라지고, 대신 까치들의 발자국과 담장 사이로 들어온 이웃집 개들의 흔적만 남았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과로’하였던 영락수련원이 휴식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수련원 문이 닫혀 있는 기간에도 수련원을 섬기는 이들은 매일 드리는 성무일과(아침기도, 낮기도, 저녁기도)를 지키며, 교회와 세상을 위해 기도하기를 쉬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은 그동안 돌보지 못하던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퇴락한 부분을 고쳤습니다. 다시 돌아올 수련자들을 기다리며 나무를 깎아 야외에 벤치를 만들기도 하고, 코로나19와 상관없이 때가 되면 무성하게 자라는 잔디를 깎고, 잡초를 제거하고, 낙엽을 쓸었습니다. 또한 감사하게도 초여름과 가을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제한된 인원이지만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올라오신 성도님들과 함께 화요정기예배를 서너 달 정도는 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우리의 할 바를 다했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전례 없는 재난으로 영적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서 고립되었다고 느끼는 성도들을 돕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수련원을 섬기는 목회자들과 함께 고민하며 기도하다가 온라인 수련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남한산성의 아름다운 자연과 영락수련원의 거룩한 공간이 주는 유익을 온라인으로 다 전달할 수는 없지만, 수련자들이 시공간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가상공간(cyber space)이라고 부르는 온라인에 실제적인 영성수련의 시간과 장소를 마련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영락수련원운영위원회’에서도 이러한 필요성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셔서 온라인 수련을 위해서 필요한 장비들을 구매하고, 몇 가지 새로운 시도들을 해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8월에 예정되었던 ‘포이메네스 여름 목회자 영성수련’을 ‘포이메네스 온라인 공개강좌와 대담’으로 전환하여 ‘코로나 19시대의 목회’라는 주제로 2020년 9월 15일에 실시하였습니다. 보통 포이메네스 영성수련은 30명 안팎의 소수의 인원이 영락수련원에 모여서 하는 수련이지만, 위기 속에 있는 많은 한국 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을 시급히 돕기 위해서, 유투브 생중계를 하였고, 이후 CGNTV를 통해서 녹화된 영상을 방영하였습니다. 이것은 영성수련의 형식이 아니라 강의와 대담의 형식이었지만, 온라인 영성수련을 위한 기술적 시험 과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본격적인 온라인 영성수련은 ‘거룩한 독서 수련’을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가을(9월 17일-19일)과 겨울(12월 11일-20일), 두 차례에 걸쳐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거룩한 독서 수련’을 온라인으로 진행하였습니다. 기업이나 학교에서 회의와 강의를 위해 사용하는 ‘줌’(zoom)이라는 플랫폼을 사용하여 20명 안팎의 수련자들이 온라인 공간에 모여 같은 시간에 함께 말씀을 읽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소그룹으로 나누어 나눔과 영성지도를 실시하였습니다. 


수련을 인도하는 목회자들은 영락수련원에 있었으며, 수련자들은 모두 각자의 처소에서 참여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가족들의 양해를 얻어 가정에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참여하였으며, 어떤 분들은 고요한 공간을 찾아 스터디 까페와 같은 곳을 이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일상의 자리를 완전히 떠나지 않고, 영성수련에 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수련자 한 분 한 분 안에 심어 두신 거룩한 열망으로 인해 매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실제적인 영성수련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간절한 열망으로 하나님을 찾는 영혼들에게 깊은 은혜를 부어주셨습니다. 그래서 일상이 온라인으로 연결된 ‘영성수련의 장’이 되었습니다.


비슷하게 ‘2020년 포이메네스 사모 영성수련’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원래는 봄과 가을에 2박3일씩 두 번 실시하던 것이었는데, 올해는 사역 현장을 떠나지 않고서는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목회 현실을 감안해서 지난 2020년 11월 30일에 하루 일정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약 이십 여 분의 한국교회 목회자 사모님들과 선교사님들이 참석하였는데, 특히 온라인 수련이어서 해외 한인교회 사모님들과 선교사님들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수련이라는 한계가 명확하지만, 그럼에도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서 많은 분들이 다음에도 온라인 수련이 있으면 참석하시겠다고 소감을 남겨주셨습니다. 


이와 같이 작년 한 해 동안 온라인 수련을 진행하면서 공간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를 더욱 깊이 실감하였습니다. 아름답고 거룩한 영락수련원의 공간과 자연이 주는 유익이 분명히 크지만, 사실 그러한 환경이 하나님의 은총의 본질이나 필수조건은 아닙니다. 그것들은 모두 도움이 되는 수단들일 뿐이지요. 하나님은 그러한 환경을 넘어서서 필요한 이들에게, 하나님을 갈망하는 영혼들에게 풍성한 은혜를 부어주시는 분이십니다. 


이러한 하나님을 의지하고, 올해는 온라인 영성수련을 좀 더 확대해서 실시하려고 합니다. 먼저 원래 일 년에 네 번 실시하는 말씀묵상수련(예수님생애묵상수련, 거룩한독서수련)을 취소 없이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물론 환경이 열리면, 다시 영락수련원을 열어서 모이겠지만, 현재로서는 아무래도 최소한 올해 가을까지는 수련원에서 숙박하며 진행하는 단체 수련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에 발견한 아쉬움들을 보완해서 올해는 좀 더 좋은 시간을 준비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도님 한 분 한 분이, 수련원에 오시지 않고서도 말씀묵상기도를 일상의 자리에서 실천하실 수 있도록 1월 말부터 매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거룩한 독서’ 영상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영락수련원 홈페이지나 유투브 채널을 통해서 매주 영상과 함께 말씀묵상기도를 실천하실 수 있습니다. ‘말씀대로 365’ 운동의 성경통독과 더불어 실천하시면, 말씀의 숲을 전체적으로 보고 이해하면서 말씀의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깊이 묵상하는 유익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는 봄부터는 매 달 ‘수련원 책방’이라는 영상을 통해서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을 매 달 한 권씩 소개하려고 합니다. 영락수련원 본관 2층에는 작은 도서관이 있습니다. 몇 년 전 ‘마르다장학회’에서 도서기금을 마련해 주셔서 영성에 관한 좋은 책들이 나올 때마다 사서 모아 두고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책 들 중에 한 권씩 골라서 소개하고 발췌하여 읽을 것입니다. 이 또한 영락수련원 홈페이지나 영락수련원 유투브 채널을 통해서 제공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카카오톡 친구찾기에서 ‘영락수련원’을 찾아 채널을 추가하시면 카카오톡으로 소식과 영상 링크를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작년 한해 영락수련원이 지금껏 가보지 않았던 ‘온라인 수련’이라는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해주시고, 기도해주시는 성도님들이 계셨기에 가능했습니다. 올해도 이 영적 여정에 함께 해 주시기를 초대하고,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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