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일어난 숭례문 화재와 관련된 소식이 뉴스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뉴스가 수사 진행과 문화재관리 대책, 책임소재 규명, 복구방법과 비용 등에 맞추어져 있다. 이 모든 것들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70대의 노인이 숭례문에 불을 지른 이유와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알려진 대로 용의자는 토지보상문제와 관련한 기업에 대한 원망과 관계 당국에 대한 분노 등으로 그 일을 저지른 것이라고 하였다. 그  일들은 숭례문과 전혀 무관한 데도 말이다. 이와 비슷한 일들이 몇 해 전 대구지하철 방화에서도 있었다. 희미한 기억에 의하면, 그때도 범인이 개인적인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여,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이다. 작년에 일어난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 역시 비슷한 원인을 가지고 있다.

 

갈수록 사람들이 자신의 개인적인 분노를 잘 다스리지 못해서, 불특정 다수에게 그 분노를 쏟아놓고 있다. 가슴에 난 불을 스스로 다스리고 끄지 못해 그 불똥이 무관한 사람들, 문화재 등으로 옮겨 붙어 큰 피해를 입해는 것이다.

 

물론 문화재보호를 위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예 문화재를 훼손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사람들의 가슴에 난 분노의 불, 원망의 불씨를 다스리기 위한 사회적, 국가적 관심과 노력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2008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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