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빼기

날적이/그림일기 2012. 10. 27. 08:02

2012년 10월 26일 금.


집에 있는 유일한 화분. 이름은 모르겠지만 선인장과라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잘 버틴다. 벌써 6개월, 우리집에 온 화분들 중 장수하고 있다. 목마를까봐 오랜만에 물을 한 가득 주었더니 필요한 만큼만 남기고 다 흘려보낸다. 화분 속에 가두어 놓아 봤자 뿌리만 썩을 뿐. 다음에 주인이 때가 되면 또 물을 주리라 믿는 것일까? 


음식, 잠, 운동, 공부, 쉼, 독서, 기도, 만남, 대화, 고독, 글쓰기, ……… 모두 필요한 것들인데 지나치면 오히려 나를 썩게 만든다. 내가 과감히 흘려 보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난 이미 그 답을 알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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