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의 아침
조금 쌀쌀해서 청명한 주일 아침
예배 준비를 끝내고 교우들을 기다린다
늘 세찬 바람도 착하고 순한 시간
햇살이 자비롭게 자리를 편
교회당 현관은
따사로운 모래밭 되고
아이 같이 순진한 얼굴 한 꽃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모래 장난한다
"나 죄를 회개하고 곧 문을 엽니다.
드셔서 좌정하사 떠나지 마소서."
찬양대 연습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높은 새소리가 섞여 들리고
그 옛날 변두리 인생들을 찾아와
일으키고 함께 걸으신 그처럼
노 집사님 부부가 다정히 손잡고
봄같이 걸어오는
변두리 교회 주일 아침
2014. 11. 2. 주일.
'날적이 > 그림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밖의 사람들 (0) | 2014.11.13 |
---|---|
이상한 나라로 가는 문 (0) | 2014.10.21 |
파도처럼 어깨를 결은 (0) | 2014.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