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길목
오늘도 바람의 길목을 서성거려
아파트는 앞다투며 높아져만 가고
그 좁은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느라
우리 동네에서 바람이 가장 세찬 곳
한겨울에는 등을 펴고 걷기도 힘들어
억센 세상살이를 온몸으로 맛보는 황야
건물 사이로 뚫린 하늘을 올려다보면
무섭게 내달리는 황소바람에도
하늘의 풍차는 돌지 않고
내 머리만 핑그르르 도는 신비한 길목
끈질긴 욕심과 근심을 버리고
내가 바람이 되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바람의 길목
을 오늘도 몸을 움츠리고 서성거려
2015.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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