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孤空)비행
겨울이 저무는 강
붉게 물드는 하늘따라
한 떼의 철새들이 흘러간다
우아하고 당당한 날개들이 줄지어 지나가 버린
외로운 허공을
눈시울이 붉어진 흰 새 한 마리가
서글프게 울며 따라간다
갈 길이 아무리 바빠도 그는
아직 두꺼운 외투를 벗지 못하고
강변을 서성이는 내게
위로의 말
을 건네는 걸 잊지 않는다
“내가 우는 건
뒤처진 날 위해서가 아니라
봄이 오는 걸 두려워하는
널 위해서야” 라고
2017.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