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교회 청년1부 <로고스> 

2004. 10. 16.

 

즐거운 소망

 

‘새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교회를 처음 찾은 사람들로부터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은, “벽이 너무 높다” 또는 “다가가기 힘들다”라는 말들이다. 아마 이전에 새가족이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보라. 정말 그렇지 않겠는가? 

교회 사람들은 거의 모두 이름도 얼굴도 생소한 이들인데 어색하게도 서로를 형제, 자매라 부르고 있다. 예배 순서 하나에서부터 여러 가지 용어와 분위기가 낯설기만 하다. 다른 이들은 사회자의 안내 없이도 때에 맞춰 유창하게 주의 기도와 사도신경을 외운다. 거기에다 사람들은 이미 서로 아주 친숙해져 있어서 들어갈 틈을 찾기 힘들다. 화제도 그렇고, 하다못해 유머까지도 익숙하지 않은 것들로 이야기하고 서로 즐겁다고 웃어댄다. 그리고 교회에 나온 지 몇 주가 되었는데도 사람들과 인사하는 것조차 어색하다. 처음에는 이상한 노래(축복송)를 부르며 반갑게 환영하더니 그 이후로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먼저 다가와 인사를 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 등등….

이상의 내용은 일반적으로 새가족들이 겪는 어려움들을 나열한 것이다. 아마 이 중에는 우리 교회 청년1부에 해당하는 것도 있고, 또 아닌 것도 있을 것이다. 작년과 올해를 되돌아 보면 청년1부, 특히 토요집회에 참석하는 새가족들은 비교적 잘 정착했다. 지금 우리 재현이와 초롱이, 그리고 율미 같은 이들, 그리고 비록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진일이와 영성이는 복음 안에서 빠르게 성장함은 물론, 공동체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이미 우리 공동체에서 없어서 안 되는 소중한 사람들이 되어 우리 안에 함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많은 새가족들을 맞으면서 여러 가지로 마음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 사랑마을(새가족반) 리더 5또래 지혜와 이번에 새롭게 리더로 헌신한 경은이와 흥준이가 열심히 섬기고 있지만, 이외에 더 필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모든 청년1부 지체들의 사랑과 관심이다. 어쩌면 이번에 우리 공동체의 새가족들도 앞서 열거한 어려움들의 일부 또는 전부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 사회 다른 곳에서는 우리가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교회에서는 우리가 먼저 된 자인만큼 더욱 관심을 가지고 힘써서 섬겨야 한다. 작은 것 하나도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그들을 배려하고 섬겨야 한다. 그러면 멀지 않아, 아니 섬기는 순간부터 그들로부터 오히려 우리가 큰 위로와 기쁨을 얻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지금 사랑마을 리더로 섬겨오는 지혜도 동의할 것이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도서부에서 선후배 사이에 인사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선배들은 후배들이 먼저 다가와서 인사하지 않는다고 괘씸해했고, 후배들은 후배가 먼저 다가가기 어려우니 선배들이 먼저 다가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여러분은 무엇이 바른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가? 선배가 먼저 다가가야 하나? 아니면 후배가 먼저 인사해야 하나?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해답은 이도 저도 아닌 함께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인사하는 데에 선, 후배 따질 것이 있겠는가? 그저 먼저 본 사람이 다가가서 자기를 소개하고 인사하면 그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이것은 우리 공동체 안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새가족과 기존의 지체들 누가 먼저 다가가야 하는가? 그 답은 서로 함께 다가가는 것이다. 새가족과 기존의 지체들 모두가 용기를 내어 서로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새가족은 모르는 사람이 많고, 기존의 지체들은 모르는 사람 즉, 새가족이 소수이니 아무래도 기존의 지체들이 먼저 뻔뻔하게(?) 인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어째든 새가족들을 맞으며 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이번에 하나님께서 만나게 하신 이들은 물론 앞으로 하나님께서 보내주실 이들을 생각하며 행복한 상상에 빠진다. 이들이 청년1부를 통해서 믿음의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고 그래서 지금의 우리 형제, 자매들과 함께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아름다운 나무로 자라가는 것. 그래서 우리 청년1부 공동체가 겨울에도 푸르른 상록수와 같이 푸르고 푸르게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 이것이 나의, 그리고 우리 청년1부의 즐거운 소망이다. 이를 위해 우리 함께 사랑과 관심으로 섬기자. 새가족 그들을 내 몸과 같이 생각하고 주님의 사랑을 힘써 실천하자. 내가 새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자. 그러할 때 우리 서로 안에 기쁨과 위로가 가득하고 하나님도 크게 기뻐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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