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

날적이/유학일기 2014. 3. 7. 03:24

2014. 3. 6. 목.


어제 이웃의 한 가정에서 예쁜 딸이 태어났다. 정말 축하할 일이다. 오늘 아침 아내는 산모를 위해 미역국을 끓여서 갖다 준다며 분주하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나는 미안하기 그지 없다.



2014. 3. 7. 금.


어제 아내가 병원에 들고 갔던 미역국과 반찬 그릇들이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미역국을 입구가 좁은 보온병에 담아갔는데, 산모가 뚜껑을 열지 못해 그냥 국물만 좀 먹고 말았다고 했다. 나는 보온병 사용법을 제대로 알려 주지 않았다고 괜히 아내에게 잔소리했다. 이 외에게 오늘 오후엔 "줄줄이 비엔나"처럼 아내에게 여러 가지 잔소리들을 늘어 놓았다. 내 기분이 안 좋으니, 사소한 것들에도 못마땅했다. 그리고 참지 못했다. 나는 내 일인 공부도 제대로 해내지 못 하면서, 아이 없는 아내만 더욱 불쌍하게 만들었다. 이러는 나에게 아내는 잠들기 전 이불 속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오빠가 [건강해서] 나랑 오랫동안 함께 해주면 좋겠다."

'날적이 > 유학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일 걸어야하는 길  (0) 2014.04.12
열 살 남편과 열 살 아내  (0) 2014.02.23
십이 일  (0) 2014.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