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혼자 돌아 왔니



언제 다시 돌아 왔니

지난 가을, 바람의 등쌀에 

그렇게 힘없이 떨어지더니

간절히 애원하며 기도해도

외로운 가지들만 남기고

먼 길 떠나고 말더니


왜 혼자 돌아 왔니

너보다 먼저 가신 아버지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왜 너만 봄바람 타고

애기 같이 풋풋한 얼굴 내미니


어떻게 흔드는 네 손이

아버지의 손 닮았니

여행 간 아버지가

산들바람에 실어 보내는

안부를 가지고 왔니


올 가을 바람에 또 다시 

하늘로 여행을 떠나면

생명 나무에 피어나

그 아래 계신 아버지께 

인사 올려 주지 않겠니

나 대신 배시시 웃으며 


201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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