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머튼(1915-1968)의 시를 읽다가, 마음이 울려 품을 들여 우리말로 옮겼다. 좋은 번역은 아니지만, 혹시 인용하실 분은 출처를 밝혀 주시리라 기대하며, 먼저 한글로 옮기고, 아래에 영어 원문을 함께 올린다. 혹시 읽다가 더 좋은 표현을 제안해 주신다면 아주 고마울 것이다. 이 시에 대한 해석은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세히 살펴 보겠지만 간단히 언급하면, 사막과 같이 메마른 곳에, 밤과 같이 어두운 때에, 순전히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지는, 순결한 그리스도 체험에 대해 노래하고 있는 듯하다. 



밤에 꽃피는 선인장



나는 나의 때를 안다. 그것은 모호하고, 고요하며, 간결하다.

왜냐하면 난 예고 없이 오직 하룻밤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태양이 황동 골짜기들 위로 떠오를 때 나는 뱀이 된다.


비록 내가 나의 참 자아를 오로지 어둠 속에서만 나타내어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을지라도

(왜냐하면 나는 낮에는 뱀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나는 밤과 낮 그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다.


태양과 도시는 결코 나의 깊고 하얀 종을 보거나

내 공(空)의 영원한 순간을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곳엔 나의 선심에 대한 아무 대답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올 때면 난 대지의 알 수 없는 기쁨으로부터 

나의 갑작스러운 성체(聖體)를 들어 올린다

깨끗하고 완전한, 세상의 몸에 나는 순종한다

나는 복합적이고 온전하며, 예술은 아니지만 정열을 일깨운다

본질적인 물들의 탁월하고 깊은 즐거움

형태의 거룩함과 무기질의 웃음소리.


그래서 나는 순결한 갈증의 최상의 정결함이다.


나는 나의 진리를 보이지도 숨기지도 않는다

나의 순수는 불현듯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오직 신의 선물이다

설명이 없는 하얀 동굴처럼


나의 순수를 보는 이는

그것을 감히 말하려 들지 않는다.

내가 단 한 번만 나의 흠 없는 종을 열 때에

아무도 나의 침묵에 의문을 갖지 않는다.

단지 전지(全知)한 밤의 새가 나의 입에서 날아오른다.


그대는 그것을 보았는가? 그러면 비록 나의 웃음소리는 재빨리 끝났지만

그대는 영원히 그것의 울림 속에서 산다. 그리고

그대는 결코 전처럼 똑같이 되지 않을 것이다.





Night-Flowering Cactus



I know my time, which is obscure, silent and brief

For I am present without warning one night only.


When sun rise on the brass valleys I become serpent.


Though I show my true self only in the dark and to no man

(For I appear by day as serpent)

I belong neither to night nor day.


Sun and city never see my deep white bell

Or know my timeless moment of void:

There is no reply to my munificence.


When I come I lift my sudden Eucharist

Out of the earth's unfathomable joy

Clean and total I obey the world's body

I am intricate and whole, not art but wrought passion

Excellent deep pleasure of essential waters

Holiness of form and mineral mirth:


I am the extreme purity of virginal thirst.


I neither show my truth nor conceal it

My innocence is descried dimly

Only by divine gift

As a white cavern without explanation.


He who sees my purity

Dares not speak of it.

When I open once for all my impeccable bell

No one questions my silence:

The all-knowing bird of night flies out of my mouth.


Have you seen it? Then though my mirth has quickly ended

You live forever in its echo:

You will never be the same again.


출처 : Thomas Merton, Emblems of A Season of Fury(New York: New Directions, 1961), 49-50.

댓글을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