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8-21/ 아브라함, 기도의 사람

 

어제에 이어 오늘 본문 창세기 18-21장에는 아브라함의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아브라함은 우리에게 믿음의 조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지요.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부각되는 아브라함의 특징은 기도의 사람, 또는 선지자로서의 모습입니다. 먼저 18장 후반부에서 아브라함은 소돔과 고모라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여러분께서 이미 잘 아시듯이 소돔과 고모라는 매우 악한 사람들의 도시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 성읍들을 멸하시기로 결정하셨지요. 그런데 하나님은 그것을 비밀리에 행하신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에게는 숨기지 않으시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에 아브라함의 조카 롯의 가정이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계획에 대해서 들은 아브라함은 소돔과 고모라를 위해 간절히 간구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 땅에 의인 50명이 있으면, 그 땅을 멸하지 않으시겠다는 약속을 받았지요. 그런데 그는 거기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기도하여 소돔과 고모라의 예정된 심판을 돌이킬 수 있는 의인의 수를 10명까지 낮추었습니다. 하지만, 소돔과 고모라에는 열 명의 의인도 없었고, 결국에는 하나님의 심판은 예정대로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브라함의 기도가 무용지물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온 도시를 멸하는 심판 중에서도 아브라함을 생각하사 롯을 그 엎으시는 중에서 내보내셨기 때문입니다.(19:21).

또한 기도의 사람으로서의 아브라함의 면모는 20장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랄 왕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를 데려가서 취하려고 한 까닭에 하나님께서 진노하셔서 아비멜렉에게 나타나셔서 그에게 속한 사람들을 모두 죽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살 방법 한 가지를 알려 주셨는데, 그것은 바로 아브라함의 아내를 돌려 보내고, 아브라함에게 기도를 요청하는 것이었습니다. 207절에서 하나님은 아비멜렉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는 선지자라 그가 너를 위하여 기도하리니 네가 살려니와.” 그리고 실제로 아브라함의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아비멜렉에게 속한 여인들을 치료하셔서 그녀들이 다시 아이를 갖게 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본문에서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은 기도의 사람이었음을 분명히 볼 수 있습니다. 믿음 없이는 기도의 사람이 될 수 없고, 기도 없이는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기도만 들으시는 분은 아닙니다. 오늘 본문 21장에서 하나님은 아들 이스마엘과 함께 광야로 쫒겨나 울부짖는 하갈의 기도를 들으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어린아이 이스마엘의 울부짖음을 들으셨습니다. 사리분별력이 없는 아이 이스마엘이 주인의 아들인 이삭을 놀린 것이 추방의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 어떤 의미에서 하갈은 그 주인 사라와 아브라함의 불신앙의 도구가 된 희생자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스마엘을 낳았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광야로 쫓겨났습니다.

주님은 이렇게 성경 이야기에서 주연에 해당하는 아브라함뿐만 아니라, 조연에 지나지 않는 하갈의 기도도 들으시는 분이십니다. 어쩌면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유명한 자나 무명한 자나, 큰 자나 작은 자나 모두 주연이지 않을까요? 어쨌든 분명한 것은 우리가 세상적으로, 종교적으로 그 지위나 직분이 어떠하든지 간에 하나님은 주님을 향한 간절한 기도를 멸시하지 않으시고 들으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점들을 염두에 두고서 오늘 본문 창세기 18장에서 21장까지 교독하심으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시겠습니다.


2018년 1월 7일 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