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교회 4부예배 주보 목회칼럼
주후 2003. 11. 16.
“하나님의 사랑이 미치지 못할 만큼 절망스러운 곳은 없다”
“코리 텐 붐(1892-1983)” 여사를 아는가?
1892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코리 텐 붐은 경건한 신앙인인 아버지 카스퍼 텐 붐을 비롯한 여러 가족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네덜란드에 있던 많은 유대인들과 네덜란드인들이 나치에 잡혀 수용소에 끌려가고, 또 죽임을 당했다. 그래서 유대인들을 비롯해 나치에 쫓기는 여러 명의 사람들이, 평소에도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푸며 살았던 코리의 가족에게 찾아와 도움을 청한다. 이에 코리와 그 가족들은 위협을 무릅쓰고, 자신들이 살고 있던 집에 밀실을 만들어 유대인들을 숨겨 주었다.
그러나 독일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한 네덜란드인의 간계에 의해 코리의 가족은 모두 잡혀서 수용소로 끌려가게 된다. 그 와중에서도 코리의 집 밀실에 숨어 있던 이들은 발각되지 않고 안전했지만, 함께 끌려간 코리의 아버지는 며칠 만에 차가운 감옥바닥에서 사망했고, 그녀의 언니 베시 마저도 코리가 석방되기 며칠 전 수용소에서 숨을 거두고 만다. 또 그녀의 오빠 윌람은 비록 빨리 풀려나긴 했지만, 수용소에서 얻은 병으로 석방된 지 몇 년 후 죽고 말았다. 이와 같은 절망스러운 상황 가운데서도 코리의 마음 깊은 곳에 새겨진 것은, 언니 베시가 유언으로 남긴 말, “하나님의 사랑이 미치지 못할 만큼 절망스러운 곳은 없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해”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코리는 석방 된 후 평생을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에 자신을 삶을 바쳤고, 자신을 박해하고, 자신의 가족들을 죽음으로 내몬 독일인은 물론 2차대전 중 친독일 행각을 벌였던 네덜란드인을 용서하는 데에 앞장을 섰다.
최근 들어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수십년간 사망원인의 1위를 고수했던 교통사고보다 이젠 자살로 인해 죽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몇 년전에 나와 친밀하게 지내던 학교 후배가 바다에 몸을 던졌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고, 또 몇 주 전엔 친구가 담임으로 가르치는 중학생의 어머니가 목매어 죽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 아이는 TV에 나올 법한 일이 자신에게 일어났다며 울며, 크게 슬퍼했다고 한다. 자살은 먼 곳에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주변에서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다.
자살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이 삶에 아무런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고, 절망 속에서 목숨을 끊고 있다. 만약 그들이 주님이 그들의 소망이 되신다는 것을 알았다면, 하나님의 사랑이 미치지 못할 만큼 절망스러운 곳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렇게 허무하게 삶을 포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코리 텐 붐 여사와 그의 가족이 그랬던 것처럼, 절망 속에 있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놀라운 소망의 메시지를 알려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하나님께 비전 주시기를 기도하며, ‘원대한 비전’을 찾고자 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비전은 멀리 있지 않다. 하나님의 눈과 마음으로 가까운 주위를 둘러보면, 분명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떠한 일에 나의 평생을 바쳐야 하는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마치 “나무를 심은 사람”에 나오는 노인이 주변의 황폐한 땅을 보고, 씨앗을 심기 시작하여 수십년 후에는 울창한 숲을 이루어지고, 사람들의 삶이 회복된 것처럼, 우리가 주변의 황폐함에 눈을 돌리고, 우리의 자리에서 묵묵히 사랑의 씨앗을 심어 나갈 때, 우리의 비전은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자, 이제 눈을 들어 보라. 주변에 절망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람은 없는가? 그리고 그는 하나님의 사랑이 미치지 못할 만큼 절망스러운 곳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만약 모르고 있다면 가서 알려야 하지 않겠는가? (기회를 내어 코리 텐 붐의 전기를 꼭 일독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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