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하루

묵상/말씀묵상 2005. 3. 22. 16:00

본문 : 마가복음 11장 27-44절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한 주간, 주님은 오늘도 바쁜 하루를 보내고 계신다. 수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 나아와 하나님 나라의 가르침과 만져주심을 바란다. 눈 앞에는 목자 없는 양과 같은 무리들이 모여 있으니 주님의 마음은 참 안타까우셨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바쁜 때에 방해꾼들이 나타난다. 바리새인들, 율법사들, 헤롯당원들, 사두개인들 이들이 주님께 나아와 주님을 곤경에 빠뜨릴 목적으로 갖가지 곤란한 질문들을 퍼부어 댄다. 

이 장면을 바라보는데 오히려 내 마음이 조급해진다.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은 부족하다. 이제 며칠 후면 주님은 체포되어 십자가를 지셔야만 하는데, 그래서 그 전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가르치시고, 그들을 돌보셔야 하는데 방해꾼들이 주님의 시간을 빼앗아 버리니 오히려 내가 답답하고, 화가 난다.

그러나 주님은 그렇지 않다. 침착하게 그리고 지혜롭게 저들의 질문에 대답하시고, 악한 포도원 농부의 비유를 들어 저들의 악함을 신랄하게 지적하신다. 내가 볼 때에는 그 시간이 참 아까운데, 주님은 그렇지 않나 보다. 오히려 주님은 그렇게 악한 이들을 대응하는 것도 메시야로서 주님이 해야하는 일로 여기시는 듯 하다. 메시야의 '본업'에 벗어나는 일이 아니라 오늘 당연히 해야할 일로 받아들이신다.

나는 요즘 많은 일들로 마음이 조급하다. 나의 남은 날이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하지만, 오늘 해야하는 많은 일들로 인해 분주함과 조급함과 불평하는 마음이 있다. 해야할 일이 많은데, 부수적인 일들 대문에 정작 내가 해야할 일들을 못한다는 생각이 있다. 

그러나 오늘 주님은 그 일도 "내가 너에게 맡긴 일이다"라고 말씀하신다. 부수적인 일 또는 정작 내가 해야할 일들에 장애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내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말씀하신다. "주님! 저의 좁은 시각과 마음을 용서해 주시옵소서!"

그리고, 이러한 일들을 감당해내기 위해 주님께서 낮에는 성전에서 가르치시고, 밤에는 성밖으로 나가 쉬시며 기도하신 것처럼 나 또한 그러한 쉼과 기도의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매일 밤늦게까지 여러가지 일들로 제대로 쉰 적이 거의 없다. 자연히 기도의 시간도 줄어든다. 낮 시간의 사역을 위해, 저녁에 주님 안에 쉬며 기도하는 시간을 제대로 가져야겠다. 

고난주간의 주님의 삶은, 내 삶에 멋진 모델이 되신다.
주님을 사랑하고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다.


2005.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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