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2-24/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인간의 믿음·순종


오늘 본문에서도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이제 그의 생애는 마지막을 향하고 있습니다. 먼저 22장에서는 아브라함이 100세에 낳은 독자 이삭을 하나님께서 번제물로 바치라고 명령하신 것과 그에 대한 아브라함의 반응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23장에서는 아브라함이 아내 사라가 수명이 다하여 죽자 그녀를 장사지내기 위해, 가나안 땅 헤브론에 땅을 산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24장에는 아브라함이 늙어서 아들 이삭을 위해 아내를 얻어준 이야기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이야기들을 통해서 우리는 공통적으로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 곧 예비하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먼저 아브라함이 모리아산에서 아들 이삭을 바치려고 할 때에 하나님께서 뿔이 수풀에 걸린 숫양을 예비하신 사건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또한 주목할 것은 모리아산으로 가는 길에 이삭이 불과 나무는 있거니와 번제할 어린 양은 어디 있나이까라고 아브라함에게 질문하자 아브라함이 내 아들아 번제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고 대답한 사실입니다(7-8). 아브라함은 이미 하나님께서 예비하실 것을 믿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지요.

다음으로 23장에서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 마므레 앞에 있는 막벨라 밭과 굴을 구입하여 아내 사라를 장사하고 합니다. 그런데 원래 땅의 소유주였던 헷 사람 에브론은 아브라함에게 그 땅을 무상으로 증여하고자 했습니다. 평소 그 지역의 주민들은 아브라함을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로 여기고 존경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굳이 은 4백세겔이라는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서 그 땅을 샀습니다. 이것은 나중에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하여 가나안 땅으로 돌아와 자신들의 소유로 삼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아브라함이 땅을 매매한 행위를 하나님은 단지 당면한 문제, 곧 사라를 장사지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삼지 않으시고, 그것을 통해서 장차 가나안 땅을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들에게 주시겠다는 약속을 성취하기 위한 일종의 씨앗으로 예비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24장에서 아브라함의 종이 아브라함의 고향으로 돌아가서 아브라함의 친족 중에서 리브가를 이삭의 아내로 데리고 오는 이야기도, 하나님께서 그 길을 얼마나 세밀하게 인도하시고, 리브가라는 귀한 여인을 예비하셨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 부분에서도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자를 그 종보다 앞서 보내셔서 평탄한 길을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 아브라함의 믿음과 신뢰도 주목해야 합니다(7, 40). 곧 하나님의 예비하심은 아브라함의 믿음과 순종과 만날 때에 그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한 세밀한 계획을 갖고 계시고,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할 좋은 것을 예비해 두셨다고 해도, 우리가 믿음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순종하지 않는다면, 그 계획과 예비해 두신 것이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서 오늘 본문을 함께 교독하시겠습니다


2018년 1월 9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