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을 어떻게 분류해야 할까? 《200억 건축보다 사람을 키워라》(키아츠, 2024)는 한국고등신학연구원(KIATS)의 김재현 원장님이 쓴 일종의 자전적 에세이이다. ‘인재 양성’, 또는 ‘다음세대 양성’을 키워드로 저자의 오랜 경험과 지혜를 정리한 글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저자의 인생 이야기가 곳곳에 녹아 있다. 단순한 경험담이 아니라 ‘인재 양성’을 위해 저자가 투신했던 인생 이야기와 그의 인생 경험을 통해서 다음세대들과 그 부모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들어 있다. 이 책은 크게 세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장은 “네 번의 장학재단 이야기”, 제2장은 “청소년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 제3장은 “부모와 교회를 위한 제안”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비록 이 책에는 저자의 어머님 이야기를 비롯해서 적지 않은 자전적인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자서전이나 회고록은 아니다. 하지만 독자는 이 책을 통해서 스스로를 ‘농부신학자’로 정의하고 화천의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신학자 김재현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좀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내가 그러했다. 내가 김재현 원장님을 알아 온 지는 20여 년이 되었다. 그리고 유학시절, 김재현 원장님의 미국 출장길에 여러 번 동행하며 기독교와 한국 교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원장님을 잘 알게 되었다. 그분의 꿈과 열정, 성품과 가족 이야기 등을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내가 알지 못했던, 또는 토막토막의 정보로만 알고 있던 김재현 원장님을 좀 더 잘 알고,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 책이 김재현이라는 한 인물에 대한 책이 아니라, 그가 경험하고 생각하는 ‘인재 양성’에 대한 책이므로, 자신이 걸어갈 인생길을 모색하는 청소년과 대학생, 그리고 그들을 지도하는 부모와 교사, 목회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내가 저자와의 개인적인 대화와 이 책을 통해서 많은 도움을 얻은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의 부제가 “결국 사람이 사람을 키운다”인데, 나 역시 김재현이라는 사람의 영향을 받은 한 사람임을 부인할 수 없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난 25년의 인재 양성 경험이 감동적인 이야기를 많이 품고 있는 줄 알았는데, 글을 마칠 즈음에 보니 대단한 것이 별로 없었다. 대신 순간순간 내가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만 진하게 남는다.”(199). 

 

비록 저자는 ‘대단한 것이 별로 없는 글’이라고 말하지만, 만약 독자들이 이 책에 담긴 저자의 인생 이야기와 조언들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성찰과 숙고와 토론을 거쳐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써나가는 자료로 삼는다면, 독자들의 인생도 다른 누군가에게 들려 줄 만한 가치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