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Frontier Jeju

 

제주선교가 끝난 지 벌써 두 주가 지났다분명 이번 제주선교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 가운데, 기대보다도 훨씬 많은 열매를 거두며 끝이 났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고, 저미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마치 소중한 무언가를 제주에 두고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이 허전함은 정확히 지난 주일, 제주선교 보고 영상을 보고 나서, 그리고 그날 밤 경산교회 신장수 목사님과, 목사님의 아들 다윗과 통화하고 나서 뚜렷이 마음에 새겨지기 시작하였다. 사실 34일의 사역을 마치고 경산교회를 떠나 제주선교센터로 이동하면서도 그리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는데, 막상 이렇게 영상을 통해 마을 주민들의 얼굴을 보고, 전파를 타고 들려오는 목사님과 다윗의 목소리를 들으니 허전함이 더욱 깊게 배어든다.


그것은 비록 짧은 우리의 섬김을 통해 많은 열매가 있었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더욱 많이 남아 있는 곳이 바로 제주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복음을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사람, 복음을 듣고서도, 토속신앙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은 곳이기 때문에 제주를 생각하고,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 한 켠이 허전하고, 아픈 것이 사실이다. 수천년 수만년동안 그런 가슴앓이를 해 오신 하나님의 아픔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속좁은 내 마음에도 제주로 인해 신경통이 도지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 선교신학자 도날드 맥가브란(Donald A. McGavran) 박사는 성서에 기초하여 선교의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 “선교란 예수 그리스도에게 전혀 충성을 바치지 않고 있는 자들에게 문화적 장벽을 넘어 복음을 전하는 것이며, 그들을 일깨워 그리스도를 그들의 주와 구주로 받아들여 그의 교회의 책임있는 구성원이 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복음전도와 정의실현을 위해 일하며,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처럼 땅 위에서도 이루어지도록 일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2003 Frontier Jeju는 미완의 선교이다. 그것은 아직도 우리가 밟았던 그 땅에는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지 않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며, 더욱 더 그들 모두가 교회의 책임성 있는 구성원이 되게 하지는 못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역할은 현지에서 사역하시는 목사님과 교인들의 몫이며, 또는 우리의 뒤를 이어 그 땅을 밟게 될 다른 선교팀의 사명이기도 하겠지만, 제주선교가 계속해서 진행되어야할 핵심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의도한 바는 아니였지만, 제주도의 지도와 서울의 지도를 겹쳐놓고 살펴본다면, 우리 교회가 있는 영등포와 이번에 우리가 갔던 세 개의 교회가 있는 지역이 얼추 비슷하게 맞아 들어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가 갔던 제주도 서남쪽의 지역을 우리교회가 영적으로 입양하여 앞으로 수년간 계속해서 기도하며, 선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2003 Frontier Jeju는 미완의 선교이며, 여러 지역으로 산발적인 선교팀을 보내서 활동하는 것보다 일정지역을 일정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선교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선교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먼저, 우리 교회가 백년 동안 뿌리 내려온 이곳 영등포 지역을 우리의 선교지로 삼아야 한다. 일년에 한 두 번 먼 곳에 나가서 선교하면서도, 지역사회를 도외시한다면, 믿지 않는 자기 가족은 버려두고, 다른 가족이나 해외로만 나가서 전도하는 격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영등포 지역을 선교지로 삼아 복음을 전하기에 힘써야 한다. 하나님께서 제주선교센터에서 김광일 목사님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말씀이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영등포지역의 선교에 대한 명령이지 않았던가? 제주선교 준비과정에 대정교회 전도사역팀이 영등포시장 전도를 한 경험을 살리고, 계속 이어간다면 멀지 않아 향락의 문화가 가득한 이곳 영등포 지역에서도 하나님의 나라가 크게 확장될 것이다.

  

제주도로 인한, 그리고 이곳 영등포와 전 세계의 믿지 않는 사람들로 인한 하나님의 가슴앓이는 결코 비관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하박국의 비전과 같이, 그리고 이사야 선지자의 비전과 같이 온 세계에 하나님의 영광을 인정하는 것이 가득 할 날이 도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하나님을 알라고 말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아는 때가 이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에서 선지자들의 가슴 저리는 아픔은 미래에 대한 비전과 소망으로 이어진다. 이제 하나님의 마음을 품은 우리 영등포 청년들도 하나님의 꿈을 품자. 하나님의 원대한 비전으로 우리의 가슴을 채우고, 우리의 삶을 온전히 주님께 드리고 헌신하자. 우리를 하나님의 복의 통로로 드리고, 그날이 오기까지 함께 예배하며 전진해 나가자. 제주도와 영등포와 온 세계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할 날이 이를 것을 온 영혼으로 소망하자!


2003년 9월 2일

영등포교회 청년부 제주선교 보고자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