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연장과 출산률 저하로 인해 한국 사회는 앞으로 적은 수의 젊은 세대가 많은 수의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는 예측이 나온지가 오래되었고, 그것은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교회는 더욱 심하다. 개인적인 경험과 여러 경로를 통해서 듣는 바로는 교회에서 젊은이들, 아이들이 급격히 줄어 들고 있다. 인구비례 불균형이 사회보다 교회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 소수의 젊은 세대가 다수의 노년 세대를 부양해야 하는 때가 곧 오게 될 것이다. 지금 교회에서 주로 봉사하고 있는 헌신적인 장년 세대가 연세가 들어 더 이상 일하기 힘들어지면, 그나마 교회에 남아 있는 소수의 젊은 세대가 많은 일들을 도맡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연세 드신 분들은 젊은 이들이 교회에서 봉사하는 것을 보면, '보기가 좋다' 또는 '분위기가 젊어졌다'고 말씀하시며 뒷짐을 지고 흐뭇해 한다. 그리고 과거에 당신들이 어른들을 섬겼던 것처럼 젊은이들이 당신들을 섬겨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러기엔 오늘날의 많은 젊은 세대들은 개인적인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교회에서 많은 봉사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것은 단순히 '믿음'이나 '헌신도'가 부족하다고 젊은 세대를 비난할 일이 아니다. 젊은이들은 이미 자본주의 사회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직장이 없거나, 있어도 고용 불안과 낮은 임금으로 불안 가운데 사는 이들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충분히 쉬어도 모자랄' 주일에 교회에서까지 여러 가지 일들을 맡아서 봉사할 만한 마음의 여유가 별로 없다. 여유가 있어도 그렇게까지 무리해서 '교회 조직'을 지탱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조직으로서의 교회'는 이미 젊은 세대로부터 존경과 신임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사회에 깊이 퍼져 있는 개인주의, 이기주의 문화도 이에 한몫한다. 그러나 이 문화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장년, 노년 세대가 할 말은 별로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이들도 그 문화의 한 부분이며, 젊은 세대를 교육한 것은 지금의 장년, 노년 세대이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에도, 현재에도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늘 '일꾼'이 부족했(하)다. 일반적으로 섬기고자 하는 이보다는 섬김을 받고자 하는 이들을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일꾼, 특히 젊은 일꾼 부족 현상이 점점 심해질 것이다. 교회에서 점심을 먹는 사람의 수는 크게 변하지 않아도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설겆이를 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자연히 소수의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 육체적인 봉사뿐만 아니라, 교회 재정에 있어서도 경제활동을 하는 소수의 젊은 세대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다.


교회는 이러한 미래(또는 현재)를 충분히 준비/대처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나마 교회에 남아 있는 젊은 세대들 중에서도 일부는 교회를 떠나버리고 말 것이다. 부족한 일손을 메꾸기 위해 목회자들이 동분서주하다가는 정작 목회의 본질을 놓치거나 소홀히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교회의 본질과 깊은 관련이 없는 '이벤트'를 자제하고, 식당 봉사, 예배 파워포인트, 성탄 장식과 같이 기본적인 요소라고 여기지는 일들도 다시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주님을 대접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일로 분주했던 마르다에게 "몇 가지만 하든지 혹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니라"(눅10:42)고 말씀하신 주님의 뜻을 헤아려야 한다. 특히 건축과 같이 다음 세대에게 많은 부채를 물려주는 사업은 더더욱 지양해야 한다.


여러 사람들이 한국 교회가 많이 침체하고 있지만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말한다. 가만히 기다린다고 그 '바닥'을 자연히 만나지 않는다. 경각심을 가지고 스스로를 개혁하지 않는다면, 밑바닥은 없다. 끝없이 추락할 뿐이다. 그러므로 바닥을 기다리지 말고, 그 '바닥'의 시기를 지혜롭게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침체를 끝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2014.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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