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는 모든 통치자와 권세의 머리시라. ……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하여 드러내어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십자가로 그들을 이기셨느니라.

(골로새서 2:10, 15)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실 뿐 아니라, 또한 이 땅의 모든 통치자들과 권세들의 머리이시다. 아, 얼마나 다행인가! 그래서 부지깽이와 같이 부서질 권력을 쥐고 있 인간들이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존중함으로 그 힘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 주님은 그들의 권력을 빼앗으시고 부끄럽게 하신다. 아, 억압당하는 이들에게 얼마나 복된 소식인가!


그런데 그 방법을 주목해야 한다. 주님의 방법은 십자가이다. 그리스도는 세상 통치자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죽음'을 '십자가'로써 무력화시키셨다. 이처럼 사람들의 눈에는 '무력해 보이지만' 십자가는 죽음을 '무력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만일 우리의 삶이 이 땅에서 끝난다면 십자가는 곧 패배를 의미할 것이다. 그러나 죽음 이후의 세상까지 바라본다면, 부활로 나아가는 십자가는 확실한 승리의 길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그리스도의 영으로 충만한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독재 권력과 싸울 때에 그들에게 조롱과 억압의 빌미를 주는 폭력이 아니라, 철저히 비폭력적인 십자가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쉽지 않다. 분노와 억울함을 다스리기가 어렵고, 또 구체적으로 그 십자가의 길을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적) 지도자들은 구체적으로 그 십자가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진지한 기도 가운데 식별해야 할 의무가 있다. 너무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이 시대에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바탕으로 삼고자 메모를 남겨 놓는다.


2015. 11. 15.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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