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토요일 오후



또 한 주가 젊음처럼 사라져

때 묻고 땀에 저린 그림자들 

주섬주섬 모으고 깨끗이 빨아

옹기종기 창가에 널어 두자


촉촉해진 그림자가 말라가고

배부른 아기는 또 졸리우고


먼지바람 불어 창에 갇힌 날

그의 등이 점점 굽어지는 때

어느덧 환해진 서쪽 창으로

빛처럼 밀려드는 바다소리


2016.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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