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20-21| 원망하는 사람들


오늘 본문 민수기 20장과 21장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 생활과 요단 동쪽 땅을 정복하는 과정을 요약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하나하나 깊이 묵상할 만한 자료들입니다. 그중에 20장과 21장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주제 한 가지만 간단히 언급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바로 원망입니다.

먼저 20장에는 마실 물이 다 떨어지자 이스라엘 백성이 므리바에서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고, 다툰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지도자인 모세와 아론에게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회중을 이 광야로 인도하여 우리와 우리 짐승이 다 여기서 죽게 하느냐, 너희가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나오게 하여 이 나쁜 곳으로 인도하였느냐 이곳에는 파종할 곳이 없고 무화과도 없고 포도도 없고 석류도 없고 마실 물도 없도다.”(20:4-5)라고 말하며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다고 원망하였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원망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생명을 주신 하나님, 그리고 자신들의 신음 소리를 들으시고, 모세를 보내어 이집트에서 인도하여 내신 하나님을 향한 도전이었습니다.

다음으로 21장에서는 백성들이 에돔을 우회하여 홍해길로 가다가 길이 험하고 불편하다고 불평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경은 그 장면을 이렇게 그리고 있습니다. 215절 말씀입니다. “백성이 하나님과 모세를 향하여 원망하되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는가 이곳에는 먹을 것도 없고 물도 없도다 우리 마음이 이 하찮은 음식을 싫어하노라 하매.” 이번에도 역시 백성들은 마실 물이 없고, 먹을 음식이 변변치 않은 것으로 인해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하였습니다. 이쯤 되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원망은 습관 또는 고질병이었다고도 말해도 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왜 이렇게 습관적으로 하나님을 원망하고, 거역하였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이들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잊거나 하찮게 여겼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그들의 눈에 하찮은 것은 그들에게 주어진 음식이 아니라, 자신들은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시고, 광야에서 인도하여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하찮게 여겼기 때문에, 현실의 상황들에 감사하지 못하고 원망하고 불평하였습니다. 이처럼 이들은 배은망덕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배은망덕함은 비단 과거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일까요? 혹시 우리도 하나님의 은총을 너무나 하찮게 여기고,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이 너무나 하찮다고 불평하고 원망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우리가 받은 구원의 은혜, 그리고 영원한 생명에 대한 약속을 하찮게 여기고, 우리 눈에 더 좋게 보이는 것들을 달라고 떼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오늘 사순절 일곱 째 날 새벽에, 이러한 질문을 염두에 두고 오늘 말씀을 읽고 묵상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배은망덕한 우리에게도 당신의 은혜를 다시 깨닫고 감격할 수 있는 은총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2018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