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의 아침

- 헤일로 헬로우

 

 

별빛마저 쫓겨난

어스름한 밤

취객들도 사라진 텅 빈 거리에

들짐승들이 하나 둘 기어나온다

외롭거나,

배고프거나,

다쳤거나

이름을 잃어버린 그림자들이

충무로, 을지로, 명동

서울 도심을 배회하며

흐느낀다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모진 도시의 광야

사방에서 불어온 세찬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어 깨울때

새벽처럼 나타나 

고요하게 앉는 그이

주위로 몰려드는 승들

어루만지는 상처 입을

광야에서 떠오르는

작은 동그라미

거리에 드리우는

아침 햇살

 

“안녕”

 

2021.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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