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수련원에서 제공하는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거룩한 독서'의 본문과 묵상 안내를 옮겨 놓습니다. 아래의 동영상을 통해서 실제 안내를 받으며 기도할 수 있습니다. 거룩한 독서(렉시오 디비나)와 실천 방법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공유하는 유투브 동영상의 설명란에 기록된  안내를 참조하십시오.


| 읽기 |

 

저물매 배는 바다 가운데 있고 예수께서는 홀로 뭍에 계시다가, 
바람이 거스르므로 제자들이 힘겹게 노 젓는 것을 보시고, 
밤 사경쯤에 바다 위로 걸어서 그들에게 오사 지나가려고 하시매, 
제자들이 그가 바다 위로 걸어 오심을 보고 유령인가 하여 소리 지르니, 
그들이 다 예수를 보고 놀람이라. 
이에 예수께서 곧 그들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안심하라. 내니 두려워하지 말라.” 하시고, 
배에 올라 그들에게 가시니 바람이 그치는지라. 
제자들이 마음에 심히 놀라니, 
이는 그들이 그 떡 떼시던 일을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그 마음이 둔하여졌음이러라.

 


| 묵상하기 | 
 

 

해가 저물고 밤이 되어 사방이 캄캄해졌습니다. 예수님은 산에서 기도하고 계셨고, 제자들은 갈릴리 바다 한가운데서 힘겹게 노를 젓고 있었습니다. 때는 밤 사경, 곧 새벽 세 시에서 여섯 시 사이의 깊은 밤이었습니다. 비록 매우 어둡고, 거리도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주님은 신비한 능력으로 바다 한가운데서 고전하고 있는 제자들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은 바다 위를 걸어 제자들에게로 가셨습니다. 캄캄한 어둠도, 거센 바람도, 거친 파도도 역경 속의 제자들에게로 향하는 예수님의 발걸음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제자들은 그 모습을 보고 공포에 질려 소리를 질렀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오직 신적 존재만이 물 위를 걸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들은 물 위를 걸어 오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유령이라 인식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으실 수 있는 신적 존재라고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비록 지금까지 주님께서 귀신을 쫓아내시고, 병자들도 고치셨으며, 바다의 풍랑을 잠재우시기도 하시고,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수많은 무리를 먹이는 놀라운 이적을 행하셨지만, 그들은 예수님을 다른 랍비들이나 마술사들보다 훨씬 뛰어난 위대한 인간으로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은 마음이 둔하여 아직 자신들이 경험한 일들, 자신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일들, 심지어 자신들의 손을 통해서 일어난 일들의 의미도 다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가는 오늘 본문에서 의도적으로 예수님의 신적 능력을 여러 차례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을 지나치시려 했다는 묘사나, 제자들에게 “나다. 두려워 말라”고 말씀하셨다는 서술은 구약성서에 기록된 하나님의 행동과 말씀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신성은 예수님의 인성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주님의 진정한 인간성 안에서 빛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몸을 가지시어 배고픔을 아시는 예수님은 허기진 사람들을 위해 손으로 음식을 나누어 오병이어의 이적을 베푸셨고, 사람으로 살아오시며 인생의 수고와 고생을 아시는 주님은 역풍으로 인해 배가 전복된 위기에 놓인 제자들을 향해 그 발로 바닷물을 밟고 걸어오셨습니다. 이처럼 주님은 지극히 인간적인 우리의 삶의 어려움을 초자연적인 눈으로 보시고,  우리를 향해 놀라운 능력으로 달려오십니다. 


이 말씀으로 기도하실 때에, 상상력을 활용하여 바다 한가운데서 노를 젓는 제자 중 한 사람이 되어 보십시오. 그러한 위기의 순간에 주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나는 주님께서 어떤 모습으로 내게 오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주님은 내게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십니까? 성령께 상상력을 맡기고 이끄시는 대로 기도하며 주님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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