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스물 한 번째 장례.

화장장이 경기도 화성으로 정해져서 보통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먼 길이었지만 유가족이 단 두 분뿐이어서 교구 상례부원들께 가능하신 분들은 모두 동행해 주시기를 부탁드렸다.

토요일임에도 적지 않은 상례부원들께서 오셔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주셨고, 교구 조가대도 몸을 좀 다쳐서 불편하신 분까지도 오셔서 정성을 다해 조가를 불러주셨다. 덕분에 어머니를 잃은 슬픈 딸과 그 남편께서 외롭지 않게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이른 새벽이든지 먼 곳이든지 장례가 나면 달려와 이름도 없이, 대가도 없이 성심으로 섬기시는 상례부, 조가대 권사님들은 교구 목회자에게 참 고맙고 든든한 동역자들이다.

오전 열 시 반에 교회를 출발해서 일정을 모두 마치고 교회에 돌아오니 저녁 일곱 시 반이었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애처로운 유가족의 얼굴과 함께 했던 권사님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리고 오늘따라 유난히 더 푸르고 높아 보였던 영락동산의 하늘도.
가을이구나.

2023.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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