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시오 디비나_마가복음 4:35-41

영락수련원에서 제공하는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거룩한 독서'의 본문과 묵상 안내를 옮겨 놓습니다. 아래의 동영상을 통해서 실제 안내를 받으며 기도할 수 있습니다. 거룩한 독서(렉시오 디비나)와 실천 방법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공유하는 유투브 동영상의 설명란에 기록된  안내를 참조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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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 |

 

그 날 저물 때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우리가 저편으로 건너가자.” 하시니,
그들이 무리를 떠나 예수를 배에 계신 그대로 모시고 가매, 다른 배들도 함께 하더니,
큰 광풍이 일어나며 물결이 배에 부딪쳐 들어와 배에 가득하게 되었더라.

예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더니, 제자들이 깨우며 이르되,
“선생님이여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아니하시나이까?” 하니,
예수께서 깨어 바람을 꾸짖으시며 바다더러 이르시되, 
“잠잠하라! 고요하라!” 하시니, 바람이 그치고 아주 잔잔하여지더라.
이에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 너희가 어찌 믿음이 없느냐?” 하시니,
그들이 심히 두려워하여 서로 말하되,
“그가 누구이기에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는가?” 하였더라.

 

| 묵상하기 |  

 

바닷가에서 무리를 가르치시던 예수님은 날이 저물어 가는 것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갈릴리 저편으로 건너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 배가 해변을 출발하여 한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고, 높은 파도가 일어나, 배 안에까지 물이 가득 들어왔습니다. 제자들 중에는 갈릴리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어부들도 있었지만, 갑자기 몰아치는 풍랑을 이겨낼 재간이 없었습니다. 다급해진 제자들은 예수님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급박한 위기 속에서도 주님은 배 뒤쪽에서 베개를 베고 깊이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하루 종일 사람들을 가르치시느라 고단하셨던 모양입니다.

그것을 보고 제자들은 예수님을 흔들어 깨우며, “선생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돌보시지 않으십니까?”라며 항의하듯 말하였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자신들은 엄청난 공포 속에서 풍랑과 싸우고 있는데, 아랑곳없이 잠만 주무시는 예수님이 야속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두려움은 사람의 마음을 좁혀서 숨막히게 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에 주님은 일어나셔서, 즉시 “잠잠하라! 고요하라!” 단 두 마디의 말씀으로 바람을 꾸짖으시고, 바다에게 명령하셨습니다. 이 때 “꾸짖다”로 번역된 그리스어는 앞서 예수께서 귀신을 내쫒으시는 모습을 묘사할 때 사용된 단어입니다(1:25, 3:12). 귀신을 꾸짖듯, 바람을 꾸짖으시는 주님의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그랬더니 곧 바람이 그치고, 언제 그랬냐는 듯 물결이 아주 잔잔해졌습니다. 

이제는 주님께서 제자들을 책망하셨습니다. “왜들 무서워하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주님께서 안타까움으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자, 제자들을 또 다른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리고 서로 “도대체 이분이 누구인데 바람과 바다까지 복종할까?”라며 수군거렸습니다. 유대 사상에 따르면 자연을 다스릴 수 있는 존재는 오직 하나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하루 종일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가르침을 들었고, 방금 이적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능력을 직접 경험하였지만, 아직 예수님이 누구신지에 대한 깨달음은 얻지 못했습니다.

이 말씀으로 묵상하고 기도하실 때에 상상력을 활용해 제자들 중 한 사람이 되어 장면 속으로 들어가 보시길 바랍니다.  나는 풍랑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평화롭게 주무시고 계시는 예수님을 볼 때 어떤 마음이 드십니까? 혹시 내 안에 일어나는 두려움이 있습니까? 그 마음들을 가지고 주님께 나아가 대화를 나누어 보십시오. 주님은 무엇이라 말씀하십니까? 또는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나 단어를 반복해서 읊조리며 묵상하고, 주님과 대화를 나누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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