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수련원에서 제공하는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거룩한 독서'의 본문과 묵상 안내를 옮겨 놓습니다. 아래의 동영상을 통해서 실제 안내를 받으며 기도할 수 있습니다. 거룩한 독서(렉시오 디비나)와 실천 방법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공유하는 유투브 동영상의 설명란에 기록된  안내를 참조하십시오.

 


| 읽기 |

 

예수께서 바다 건너편 거라사인의 지방에 이르러 배에서 나오시매, 
곧 더러운 귀신 들린 사람이 무덤 사이에서 나와 예수를 만나니라.
그 사람은 무덤 사이에 거처하는데 이제는 아무도 그를 쇠사슬로도 맬 수 없게 되었으니,
이는 여러 번 고랑과 쇠사슬에 매였어도 쇠사슬을 끊고 고랑을 깨뜨렸음이러라. 
그리하여 아무도 그를 제어할 힘이 없는지라.
밤낮 무덤 사이에서나 산에서나 늘 소리 지르며 돌로 자기의 몸을 해치고 있었더라.
그가 멀리서 예수를 보고 달려와 절하며 큰 소리로 부르짖어 이르되,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 나와 당신이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원하건대 하나님 앞에 맹세하고 나를 괴롭히지 마옵소서.” 하니, 
이는 예수께서 이미 그에게 이르시기를 “더러운 귀신아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 하셨음이라.
이에 물으시되, “네 이름이 무엇이냐?” 
이르되 “내 이름은 군대니 우리가 많음이니이다.” 하고.


| 묵상하기 | 
 

 

밤사이 풍랑이 이는 바다를 헤쳐온 배는 바다 건너편 육지에 도착했습니다. 마가는 이곳을 “거라사”라고 기록하고 있고, 마태는 “가다라”(마 8:28)라고 말합니다. “가다라”는 갈릴리 호숫가에서 동쪽으로 13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고, 거라사는 남동쪽으로 48킬로미터 떨어진 도시였습니다. 아마도 마태는 마가복음에 기록된 “거라사”가 갈릴리 호수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비교적 가까운 “가다라”로 지명을 수정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과 그 일행이 도착한 곳이 정확히 어디인지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곳은 이방인들이 살던 도시였다는 사실입니다. “거라사”나 “가다라” 모두 “데가볼리”에 속해 있었는데, “데가볼리”는 대체로 갈릴리 호수 동쪽과 남쪽에 위치한 열 개의 이방 도시들의 연맹체였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이방인들의 지역에 찾아가셨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과 그 일행이 그곳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은 군대 귀신 들린 사람이었습니다. 여기서 “군대”로 번역된 헬라어 “레기온”은 로마의 여단 규모의 군대를 말하는데, 보통 약 6천 명 정도의 군인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 안에는 수 천의 귀신들이 들어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의 상황은 매우 심각했습니다. 보통 귀신들린 사람은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는 하는데, 수많은 귀신에 사로잡혀 있던 그 사람은 괴력으로 어떠한 쇠사슬과 고랑도 끊어버리고 무덤 사이나 산에서 소리를 지르며 자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그가 예수께서 배에서 내리신 것을 멀리서 보고 곧바로 달려와 주님 앞에 엎드려 절하였습니다. 군대 귀신은 앞서 보도된 다른 귀신들과 같이 예수님이 누구신지 한 눈에 알아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주님을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라고 부르며, 제발 자신을 괴롭히지 말고 내버려 달라고 부르짖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마가는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전합니다. 그 귀신들이 그렇게 요청한 이유는 예수께서 “이미” 그 귀신들에게 그 사람에게서 나오라고 엄하게 명령하셨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아마도 주님은 멀리서 당신을 향해 달려오는 그 사람을 보고서 그 사람의 끔찍한 형편을 한 눈에 알아보셨을 것입니다. 머리는 헝클어져 있고, 그의 벗은 몸(눅 8:27)에는 자해로 인한 상처들이 가득했을 것입니다.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거친 행동과, 이성을 잃은 불안한 눈빛,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기괴한 음성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그가 더러운 귀신들에 사로잡혀 그의 영과 몸이 끔찍하게 손상되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그러한 처참한 모습을 보고, 심령 깊은 곳에서 긍휼과 분노가 끓어 오르신 예수님은 그 귀신들에게 즉시, 그들의 부르짖음보다 더 빠르게 명령하셨습니다. “당장, 그에게서 나오라!”


이러한 주님의 마음이 느껴지십니까? 상상력을 이용하여 예수님의 시선으로 그 이방인의 마을과 귀신들린 사람을 바라보십시오. 배를 타고 밤바다를 항해하는데, 어스름히 밝아 오는 새벽과 함께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이방인의 도시를 가만히 응시하십시오. 그리고 마침내 육지에 도착하여 주님과 함께 배에서 내렸는데, 곧바로 저 멀리서 상처투성이의 몸으로 달려오는 남자를 바라보십시오. 어떤 감정과 생각이 마음에서 일어납니까? 혹시 연상되는 불쌍한 사람이 있습니까? 주님과 대화를 나누어 보십시오. 

 

 

| 기도하기 | 

 

 

| 바라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