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곳

묵상/말씀묵상 2010. 3. 29. 16:00

'무엇을 먹고 살까'란 문제와 함께 '어디서 살아야 할까'라는 문제는 우리 생활의 기본적인 질문의 하나다.

이번 학기가 끝나면 또 이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요즘 어떤 집에서 살아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자주 이사를 했지만, 이곳 미국에서는 이사하기가 더 힘들다.

내가 외국인 학생 신분이라 공식적으로 신용도 없고, 또 버클리는 미국에서도 집값이 매우 비싼 동네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학교 하우징도 매달 내는 렌트비가 만만치 않다.

 

오늘 종려주일 예배를 갔더니, 설교본문이 아래의 구절이었다.

  

"Do not let your hearts be troubled.

 Believe in God, belive also in me.

 In my Father's house there are many dwelling places."

 (John 14:1-2a)

 

신기하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앞두시고 제자들에게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면서, 왜 아버지의 집에는 있을 곳이 많다고 말씀하셨을까? 그 순간 제자들의 가장 커다란 염려가 "dwelling place"에 관한 것이었는 듯 말이다. 과연 그랬을까? ...... 그럴만도 했겠지. 예수님을 따라 고향과 가족을 떠나 길 위에서 여행하던 그들인데, 갑자기 주님께서 돌아가시면, 그들은 어디로 가야하는지 목적지도, 그 곳으로 가는 길도 알지 못해 매우 당황할 테니까 말이다.

 

어짜피 길 위에서 사는 인생, 당장 비를 피할 좋은 집, 적당한 집을 발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예수님의 아버지, 곧 내 아버지의 집에 거할 곳이 많다는 그 말씀으로 위로 삼고

낙심하지 않고 걸어가야하겠지.

여우도 제 굴이 있고, 새도 자기 둥지가 있는데,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고 하시지 않으셨는가?

그 외로움, 그 고단함을 죄인인 내가 조금이라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다면 감사하고, 영광이지.

그러므로 괜히 마음을 괴롭게 하지말고,

길 위에서 종려나무가지라도 주워서 흔들며 춤추며 외쳐야지.

 

Blessed is he who comes in the name of the Lord!

Hosanna to the King! Hosanna to Jesus the King!


2010년 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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