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소리



적막한 밤 잠들지 못하면

욕실 배관 타고 들려오는 

갓난아기 울음소리

모깃소리보다도 조그맣지만

나보다도 젊은 윗집 남자

찾아와 미안해하며 

아기만한 수박을 안겨준다


무엇이 그리 슬픈진 모르지만

아랫집까지 돌돌돌 흐르는

조그만 생명의 소리가

애처롭고 신비로워

어느새 울음이 그치고

다시 적막이 찾아오면

서운함에 잠을 설친다


2015.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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