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브레

 

말씀이 봉독될 때마다

공기가 떨렸고

숨이 멎을 듯하였다

 

피아노는 맑은 눈물을 흘렸고

오르간은 흐느꼈다

첼로는 통곡하였고

애통에 겨워

일순간 미끄러졌다

 

초가 하나씩 꺼질 때마다

철렁

마음이 내려앉았고

마침내

모든 빛이 사라지고

깊은 암흑 속에 들어가자

알 수 없는

평안이 찾아왔다

 

암흑을 가득 채운

그분의 현존은

깊은 공허였다

 

2021. 4. 1.

 

성 목요일

Tenebr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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