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31편도 역시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라는 표제가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편에는 “다윗의 시”라고 분명히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이 시편의 키워드를 고른다면, ‘겸손’, ‘고요’, ‘평온’, ‘소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편의 기자는 자신이 높은 마음을 가지지도 않고, 오만한 눈을 가지지도 않고, 자신의 깜냥을 넘어서는 큰일과 놀라운 일을 이루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성전 건축을 정말 하고 싶었으나,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자신의 뜻을 접었던 다윗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오늘날 우리가 세상에서 듣는 말들과는 정반대입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큰 뜻을 품고, 큰 꿈을 가지라, 목표를 높게 정하고 도전하라고 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기술과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그로 인해 오늘날 우리 사회는 고요와 평안이 사라진 병든 사회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므로 시편 131편의 메시지는 요동하는 오늘날의 사회에 대한 저항이자 치료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절에 대해서는 두 가지 다른 번역이 있습니다. 히브리어로 된 마소라 텍스트의 전통을 따르는 한글개역개정 성경은 2절을 다음과 같이 번역하고 있습니다. “실로 내가 내 영혼을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의 어머니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영혼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이 번역에서는 젖을 배부르게 먹고 어머니 품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가 누리는 평안과 만족과 안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어로 된 구약성경인 70인역에는 2절이 다음과 같이 되어 있습니다. “만일 제가 겸손하지 않고, 내 영혼을 높인다면(뽐낸다면), 저는 죄를 짓고 말 것입니다. 젖을 뗀 아이와 그 어머니의 관계처럼, 당신은 저의 영혼에게 갚아주실 것입니다.” 70인역을 라틴어로 번역한 불가타 성경과, 일부 영어 성경들도 이러한 번역을 따르고 있습니다.

 

쉽게 풀어서 말씀 드리면, 아이가 젖을 떼야 할 때,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젖을 달라고 칭얼거리면, 어머니는 그 아이를 엄히 다룰 것이라는 뜻입니다. 어머니는 아이에게 지금 젖이 필요한지, 이유식이 필요한 지, 밥이 필요한지 잘 압니다. 그러므로 아이는 젖이 아니라, 오직 어머니로 만족하고, 어머니를 신뢰해야 합니다. 그래서 3절은 다음과 같은 권면으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아 지금부터 영원까지 여호와를 바랄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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