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보자, 헌금을 낼 돈이 있나?"

 

토요일 저녁, 주일 헌금을 준비하며 혼자 중얼거렸다.

그때 엄마랑 책을 읽고 있던 아이가 엄마 귀에 대고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 하나님한테 기도해서 부자 되게 해달라고 하자."

 

아내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왜 부자가 되고 싶어?"

 

그러자 아이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했다.

 

   "우리 돈이 많이 없잖아."

   "돈이 많으면 뭐하고 싶어?"

 

다시 아내가 물었다. 그러나 아이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잠들기 전, 아이에게 말했다. 

 

   "돈은 많이 없어도 돼. 꼭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괜찮아."

 

그리고 아이를 안고 기도했다. 

 

   "하나님, 저희에게 필요한 돈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아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세요.

    오늘밤, 저희 가족 편히 자게 해주시고

    내일 주일 예배 기쁘게 드릴 수 있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아이도 "아멘"을 했는지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내 깊은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2022.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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