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교회 4부예배주보 목회칼럼.
주후 2004년 10월 31일

 

                                        겨울이 오기 전에

 

간혹 차를 타고 한강다리를 건너다가 ‘갑자기 다리가 무너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또는 전철을 타고 다니다가, ‘갑자기 전철에서 불이 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전철 안에 있는 소화기와 문을 수동으로 여닫는 손잡이의 위치를 눈여겨 본다. 내가 너무 소심하고 겁이 많은 걸까? 그러나 몇 년 전 성수대교 붕괴와 대구지하철참사를 생각해보면 결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언제 또 그런 일들이 나에게 닥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은 국제적인 테러단체들로부터의 테러 위협을 공공연히 받고 있는 때가 아닌가? 이렇게 만일의 사태에 대해 미리 생각하는 것은 불의의 사고가 났을 때에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고 적합하게 대처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위기의 상황 속에서 나 혼자 살겠다고 긴 다리를 이용해 제일 먼저 도망치지는 않으리라고 다짐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내가 생각해보고 대처할 수 있는 사고의 경우란 고작 몇 가지 정도일 뿐이다. 원래 사고란 생각지 않은 때에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다가오는 것인지라 아무리 철저히 생각하고 대비해도 그 정도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는 이런 유형의 사고 뿐만 아니라 무형의 위기들이 수없이 도사리고 있다. 질병, 실직, 가정불화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사는 데에는 수많은 위기들이 지뢰밭처럼 도사리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다윗, 그도 역시 살면서 수많은 환란을 만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열심히 섬겼던 임금에 의해 수없이 죽을 뻔 하고 광야로, 타국으로 쫒겨 다녀야 했다. 그리고 그가 임금이 된 이후에도 자기가 낳은 아들에 의해 두 번이나 반역을 당하고 쫓겨 다녀야했으며 이 외에도 여러 가지 환란을 겪었다. 그래서 다윗은 ‘위기’ ‘환란’ ‘불의의 사태’ 등에서는 전문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그가 시편 32편 6,7절에 자신의 노하우(know-how)를 공개했다.

“이로 인하여 무릇 경건한 자는 주를 만날 기회를 타서 주께 기도할지라 진실로 홍수가 범람할지라도 저에게 미치지 못하리이다. 주는 나의 은신처이오니 환란에서 나를 보호하시고 구원의 노래로 나를 에우시리이다.”

홍수가 범람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폭우가 거세게 쏟아져 내린다. 잠수교는 물론, 이렇다할만한 한강다리들도 모두 잠겨가고 물은 도로로 집 안으로 넘쳐흐른다. 사람들은 모두 물을 피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느라 아우성이다. 가재도구는 물론 귀중품도 미쳐 챙기기 못한 채 겨우 몸만 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더군다나 이 홍수가 한 밤에 일어나면 사람들은 자다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얼떨떨하다 못해 두려운 표정으로 모두다 떨고 있다. 골목마다 주차된 자동차들도 간신히 천장만 보이고 미처 피하지 못한 애완동물들이 물 속에서 허우적 거린다.

내가 만약 이런 상황 속에 있다면 어떠하겠는가? 놀라고 두렵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시편32편 6,7절에서 다윗은 경건한 자에게는 그 홍수의 두려운 물결이 미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그는 주를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도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도의 사람은 주님께서 자기의 피난처가 되시며 환란 가운데 자신을 보호하시는 분이심을 안다. 굳게 믿고 주님을 신뢰한다. 그래서 그는 어떠한 상황 가운데서도 요동하지 않고, 담대하다. 구원의 노래를 부른다.

우리의 삶에는 많은 위기들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진리가 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피난처가 되시며, 우리가 가야할 길을 가르치시는 분이시라는 사실이다.(시32:8) 그러므로 우리가 앞으로 닥칠 모든 위험에 가장 확실히 대처하는 방법은 바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도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을 때에, 그 모든 순간에 기도하며 하나님을 나의 구원의 반석으로 삼아야 한다. 내 안에 있는 경건치 못한 모든 것들을 주님께 맡겨 드리고 늘 주 앞에서 정결한 삶을 사는 것이다. 기도하지 않으면 이렇게 살 수 없다. 

가을이 빠알갛게 익어간다. 인생의 겨울이 오기 전에 우리의 기도도 깊이 익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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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교회 청년1부 <로고스>

주후 2004년 10월 30일

‘할 일’을 찾기 전에


 

“만일 내가 비라면 물이 없는 곳으로 갈거야. 그곳 사람들에게 ‘내가 곧 갈게’ 하고 말할 거야. 그래서 그들이 내미는 그릇들을 물로 가득 채워줄 거야.” 인도 소녀 수미트라가 쓴 글입니다. … 만일 내가 비라면 나도 수미트라와 함께 물이 없는 곳으로 갈 겁니다. 만일 내가 옷이라면 세상의 헐벗은 아이들에게 먼저 갈 겁니다. 만일 내가 음식이라면 모든 배고픈 이들에게 맨 먼저 갈 겁니다.

- 김혜자(굶주린 아이들을 위한 모금 연설에서) 김혜자,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오래된미래, 2004년), 9쪽에서 재인용.



고등학교 시절, ‘죽음’에 대해서 깊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죽음’에 대해서 생각한다는 것은 다른 말로 ‘삶’에 대하여 생각한다는 것이다. 당시 입시를 앞둔 현실이 좀 버겁기도 하였지만, 나는 왜 죽지 않고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알고 싶었다. 그 당시 ‘당장 죽어도 난 천국에 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고통과 슬픔과 무거운 짐이 많은 이 땅에서의 삶을 연장하는 것보다 지금 죽어 천국에 가는 것이 내게는 훨씬 유익하리라는 생각을 했다. 자칫 잘못하면 현실도피로 빠질 뻔한 이 생각의 끝에 내린 결론은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정확히 기억 나지 않지만 당시 중·고등부 문집에 실렸던 교회 목사님의 인터뷰와 또 여러 가지들이 이런 결론을 내리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것은 또한 신앙의 선배 바울 사도의 고민이자 결론이기도 했다.(빌1장 22-24절)


이후로 나는 내가 이땅에 살면서 해야할 ‘할 일’이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회개혁’인 줄로 알았다. 그래서 언론에 뜻을 두고 대학신문기자를 하기도 하고, 그리고 문학에 뜻을 두고 열심히 시를 읽고 쓰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본질적으로 추구해야 할 일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내게 원하시는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하나님은 여러 가지를 통해 ‘사회개혁’ 이전에 ‘사람을 바꾸는 것’이 나의 ‘할 일’임을 알려주셨다. 그래서 난 신학을 공부하고 지금의 이 자리에 서 있다. 교회에서 청년들을 ‘전도사’라는 직분으로 섬기고 있다. 그런데 아직 나의 ‘할 일’ 즉 ‘사명’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

앞에서 말한 ‘본질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은 위의 한 인도 소녀가 말한 것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비’가 본질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물이 없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옷’이 본질적으로 해야할 일은 헐벗은 사람들에게 가는 것이다. 그리고 ‘음식’이 본질적으로 해야 할 일, 곧 사명은 굶주린 이들에게 가서 그들을 배부르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사명’은 우리의 ‘본질’ 즉 ‘정체성’과 관련되어 있다. 즉 내가 누구인가에 따라 내가 어떤 일을 해야하는가가 결정된다는 말이다. 소방관은 불을 끄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조하는 것이 할 일이다. 요리사는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사명이다. 공무원은 맡은 분야에서 공정하고 지혜롭게 행정을 처리하는 것이 사명이다.


신학대학원에 들어가기 전에는 입학하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를 벌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전에도 1년정도 학원강사를 해보았던 터라, 저녁시간을 활용해 파트타임으로 일하리라는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막상 신대원에 입학하고 보니 해야할 공부와 사역이 정말 많았다. 그것만해도 다른 데 눈을 돌릴 틈이 없었다. 물론 재정적 필요도 있었지만, 난 결국 아르바이트를 포기하고 말았다. 왜냐하면 ‘학원 강사’로 일하는 것은 나의 할 일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아르바이트를 하면 재정에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되겠지만, 공부와 사역은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학원강사가 아닌, 신학생이며 전도사였다. 그래서 난 재정을 모두 하나님께 맡기고, 나의 본질적인 사명인 공부와 교회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했다. 감사하게도 3년 동안 한 번도 등록금을 내지 못해 미뤄본 적이 없었다. 하나님께서 그때 그때 여러 방법으로 채워주셨다.

많은 사람이 ‘나는 어떤 일을 해야하는가?’에 대해서 많이 질문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해야할 질문이 있다. 그것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이 질문의 대답에 따라 ‘내가 해야할 일’이 결정된다. 그것이 나의 본질적인 사명이다. 그런데 이러한 정체성과 본질적인 사명은 결코 하나님과 떠나 결정되어 질 수 없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나의 창조자이시고, 지금도 내게 생명을 공급하고 계시는 주인이시자, 목자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누구이고 나는 어떤 일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찾기는 항상 주님 안에서 진행되어져야 한다. 그러할 때 내가 서지 않아야 할 곳에 서고, 내가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하는 잘못을 범하지 않게 된다.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어떻게 보면 참 간단하지만, 또 어떻게 생각하면 참 막연하고 추상적이다. 도저히 결론이 나지 않는 어리석은 질문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삶의 뿌리를 지탱해 주는 아주 본질적인 요소이며, 과정이다. 쉬운 것부터 시작하고 넓은 것부터 시작하라. ‘나는 하나님의 자녀이다’, ‘나는 주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주님의 제자다’라는 기본적인 명제부터 시작하라. 그리고 조금씩 질문의 폭을 좁혀가며 구체적으로 주님께 질문하라. ‘주님 저는 구체적으로 누구이며, 제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주님께서 저로 보고 듣고, 느끼고, 알게 해주신 모든 경험과 지식, 그리고 재능이 무엇을 위한 것입니까?’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로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립보서 2장 13절)

하나님은 당신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우리 안에 소원을 두시고 행하게 하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내 안에 어떤 소원을 두셨는 지를 알아보는 것도 유익하다. 어떤 일이 나의 심장을 고동치게 하는가 찾아 보자. 이때 유의해야 할 것은 자신의 욕망과 하나님께서 두신 소원을 분별하는 것이다. “무엇이 하나님께 더 영광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기준으로 삼아 기도하고 묵상하며 신중하게 분별해 나가야 한다.


조급하지 않게, 인내하며 주님의 대답과 인도하심을 기다리자. 그러면 주님의 때에 분명히 말씀하시고 보여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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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교회 청년1부 <로고스> 

2004. 10. 16.

 

즐거운 소망

 

‘새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교회를 처음 찾은 사람들로부터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은, “벽이 너무 높다” 또는 “다가가기 힘들다”라는 말들이다. 아마 이전에 새가족이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보라. 정말 그렇지 않겠는가? 

교회 사람들은 거의 모두 이름도 얼굴도 생소한 이들인데 어색하게도 서로를 형제, 자매라 부르고 있다. 예배 순서 하나에서부터 여러 가지 용어와 분위기가 낯설기만 하다. 다른 이들은 사회자의 안내 없이도 때에 맞춰 유창하게 주의 기도와 사도신경을 외운다. 거기에다 사람들은 이미 서로 아주 친숙해져 있어서 들어갈 틈을 찾기 힘들다. 화제도 그렇고, 하다못해 유머까지도 익숙하지 않은 것들로 이야기하고 서로 즐겁다고 웃어댄다. 그리고 교회에 나온 지 몇 주가 되었는데도 사람들과 인사하는 것조차 어색하다. 처음에는 이상한 노래(축복송)를 부르며 반갑게 환영하더니 그 이후로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먼저 다가와 인사를 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다. 등등….

이상의 내용은 일반적으로 새가족들이 겪는 어려움들을 나열한 것이다. 아마 이 중에는 우리 교회 청년1부에 해당하는 것도 있고, 또 아닌 것도 있을 것이다. 작년과 올해를 되돌아 보면 청년1부, 특히 토요집회에 참석하는 새가족들은 비교적 잘 정착했다. 지금 우리 재현이와 초롱이, 그리고 율미 같은 이들, 그리고 비록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진일이와 영성이는 복음 안에서 빠르게 성장함은 물론, 공동체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이미 우리 공동체에서 없어서 안 되는 소중한 사람들이 되어 우리 안에 함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많은 새가족들을 맞으면서 여러 가지로 마음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 사랑마을(새가족반) 리더 5또래 지혜와 이번에 새롭게 리더로 헌신한 경은이와 흥준이가 열심히 섬기고 있지만, 이외에 더 필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모든 청년1부 지체들의 사랑과 관심이다. 어쩌면 이번에 우리 공동체의 새가족들도 앞서 열거한 어려움들의 일부 또는 전부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 사회 다른 곳에서는 우리가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교회에서는 우리가 먼저 된 자인만큼 더욱 관심을 가지고 힘써서 섬겨야 한다. 작은 것 하나도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그들을 배려하고 섬겨야 한다. 그러면 멀지 않아, 아니 섬기는 순간부터 그들로부터 오히려 우리가 큰 위로와 기쁨을 얻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지금 사랑마을 리더로 섬겨오는 지혜도 동의할 것이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도서부에서 선후배 사이에 인사가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선배들은 후배들이 먼저 다가와서 인사하지 않는다고 괘씸해했고, 후배들은 후배가 먼저 다가가기 어려우니 선배들이 먼저 다가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여러분은 무엇이 바른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가? 선배가 먼저 다가가야 하나? 아니면 후배가 먼저 인사해야 하나?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해답은 이도 저도 아닌 함께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인사하는 데에 선, 후배 따질 것이 있겠는가? 그저 먼저 본 사람이 다가가서 자기를 소개하고 인사하면 그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이것은 우리 공동체 안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새가족과 기존의 지체들 누가 먼저 다가가야 하는가? 그 답은 서로 함께 다가가는 것이다. 새가족과 기존의 지체들 모두가 용기를 내어 서로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새가족은 모르는 사람이 많고, 기존의 지체들은 모르는 사람 즉, 새가족이 소수이니 아무래도 기존의 지체들이 먼저 뻔뻔하게(?) 인사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어째든 새가족들을 맞으며 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이번에 하나님께서 만나게 하신 이들은 물론 앞으로 하나님께서 보내주실 이들을 생각하며 행복한 상상에 빠진다. 이들이 청년1부를 통해서 믿음의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고 그래서 지금의 우리 형제, 자매들과 함께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아름다운 나무로 자라가는 것. 그래서 우리 청년1부 공동체가 겨울에도 푸르른 상록수와 같이 푸르고 푸르게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 이것이 나의, 그리고 우리 청년1부의 즐거운 소망이다. 이를 위해 우리 함께 사랑과 관심으로 섬기자. 새가족 그들을 내 몸과 같이 생각하고 주님의 사랑을 힘써 실천하자. 내가 새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자. 그러할 때 우리 서로 안에 기쁨과 위로가 가득하고 하나님도 크게 기뻐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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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상호 목사님의 둘째 아들, 지형이의 돌잔치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가는 길에, 저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따라 찬양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듣다가 견디다 못한(?) 아내가 저의 형편없는 음악실력을 지적하더니 한 수 가르쳐 주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차속에서 갑자기 레슨을 받기 시작했지요.

찬송가 한 곡을 택해서 아내의 시범을 따라 나름대로 멋있게 불렀는데
아내는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빠의 노래는 호흡이 실리지 않았어요"
노래를 그냥 소리만 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호흡을 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 또 혼자 찬양을 흥얼거리다가 어제 일이 생각이 나서 호흡을 실으려 노력해 보았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그저 소리를 내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호흡을 실어 노래한다는 것은 음 하나 하나에 온 몸의 모든 신경과 힘을 쏟아야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호흡은 곧 생명인데,

그저 건성건성 살 수는 있어도, 매 순간 모든 일에 생명을 실어 정성껏 사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생명을 실어 기도하고, 생명을 실어 말씀을 전하는 것 그것이 저의 삶이어야 하는 데
저는 얼마나 매순간 생명을 실어 살고 있는지 반성해 보았습니다.

내가 오늘 나의 모든 말과 행동에 생명을 싣지 않는 다는 것은 반대로 생명을 허비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 생명, 어떻게 얻은 생명인데
어머니가 열달동안 음식과 모든 것을 희생하여 큰 산고 끝에 태어난 생명인데
지금까지 이 생명을 유지하고 키우기 위해 수 많은 사람의 돌봄과 기도와 헌신이 있었는데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주님이 십자가에서 자신을 죽임으로 다시 얻은 생명인데
그냥 허비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이제 나의 삶에, 우리의 삶에 호흡을 실어야 겠습니다.
매일의 모든 말과 행동에 우리의 생명을 실어야 겠습니다.
당장 내일 있을 '우리조 다모이기'와 주일에 있을 '총전도주일'을
우리의 호흡을 실어 준비합시다.
몇명인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리 청년부를 찾을 것입니다.
그중에는 이전에 우리와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이들도 있고,
또 이번에 새롭게 복음을 듣고 주님께 나아오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들을 정성껏 맞아야겠습니다.
그저 몇년에 한 번 있는 행사가 아니라, 다시 주님께로, 청년부로 나아오는 그들을
우리가 마음을 활짝 열고 정성껏 준비하며 맞아야 할 것입니다.

내일 아침 9시 30분부터 임원들을 중심으로 준비모임이 있습니다.
청년부실 데코레이션도 할 것이고, 또 테이블보도 쌀 것입니다.
그리고 토요집회가 시작하기 전엔 함께 모여 기도할 것입니다.
임원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시간이 있는 지체들은 여기에 함께 합시다.
어쩌면 사소한 일이지만, 이 사소한 일들에 우리의 호흡을 실어 준비합시다.
그러할 때 이번 주의 '우리조 다모이기'와 '총전도주일'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또 우리 안에 기쁨이 넘치는 '생명의 천국잔치'가 될 것입니다. 


2004년 10월 8일

영등포교회 청년1부 Online Comunity [꿈이자라는 땅] 게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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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의 추천도서

 

작은 위로(이해인 지음, 열림원)



시월이다. 올해는 가을이 짧고 겨울이 빨리 온단다. 그래서 이번 시월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가을이 빨리 지나가는 것을 붙잡을 수는 없지만, 가을을 좀더 깊이 누릴 수 있다. 날마다의 깊이 있는 말씀묵상과 기도, 이것이 가장 첫째되는 방법이지만, 여기에다가 좋은 시집을 한 권 읽는다면 이번 가을을 더욱 맛깔스럽게 보낼 수 있다.

 

이해인 수녀의 시는 아주 감성적이다. 하지만 주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어떤 시들과는 달리 결코 가볍지는 않다. 그렇다고해서 현대시들처럼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를 정도로 난해하지도 않다. 수녀원에서의 묵상과 기도하는 삶 속에서 빚어낸 시들은 건조한 땅을 촉촉이 적셔주는 아침이슬과 같이 우리의 마음을 적셔주기에 참 좋은 시들이다.

 

동시에 이 시들은 우리로 하여금 위로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고, 옆으로 사람들을 바라보게 한다. 이에 이해인 수녀의 7번째 시집, 작은위로를 추천하며 그 중의 대표적인 시 한편을 소개한다.

 


작은 위로

 

잔디밭에 쓰러진

분홍색 상사화를 보며

혼자서 울었어요

 

쓰러진 꽃들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하늘을 봅니다

 

비에 젖은 꽃들도

위로해주시구요

아름다운 죄가 많아

가엾은 사람들도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보고 싶은 하느님

오늘은 하루 종일

꼼짝을 못하겠으니

 

어서 저를

일으켜주십시오

지혜의 웃음으로

저를 적셔주십시오


영등포교회 청년1부 <로고스>게재



작은 위로

저자
이해인 지음
출판사
열림원 | 2008-03-17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이해인 시집 작은 위로 개정판! 이해인 수녀의 신작시집 작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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