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수련원에서 제공하는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거룩한 독서'의 본문과 묵상 안내를 옮겨 놓습니다. 아래의 동영상을 통해서 실제 안내를 받으며 기도할 수 있습니다. 거룩한 독서(렉시오 디비나)와 실천 방법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공유하는 유투브 동영상의 설명란에 기록된  안내를 참조하십시오.

 


 

| 읽기 |

 

벳새다에 이르매 사람들이 맹인 한 사람을 데리고 예수께 나아와 손 대시기를 구하거늘
예수께서 맹인의 손을 붙잡으시고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사 눈에 침을 뱉으시며 그에게 안수하시고 무엇이 보이느냐 물으시니,
쳐다보며 이르되, “사람들이 보이나이다. 나무 같은 것들이 걸어 가는 것을 보나이다.” 하거늘,
이에 그 눈에 다시 안수하시매 그가 주목하여 보더니, 나아서 모든 것을 밝히 보는지라.
예수께서 그 사람을 집으로 보내시며 이르시되 마을에는 들어가지 말라 하시니라.

 


| 묵상하기 | 
 

 

예수님과 깨달음이 없는 제자들을 태운 배는 이방인들의 마을인 벳새다에 도착하였습니다. 그곳에 예수께서 나타나시자, 사람들은 맹인을 데리고 주님께 나아와 그를 고쳐주시기를 구하였습니다. 그를 불쌍히 여기신 주님은 앞을 보지 못하는 그의 손을 잡고 마을 밖으로 이끄셨습니다. 그리고 그의 눈에 침을 뱉으시고, 안수하심으로 그의 눈을 고쳐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치료의 수단으로 침을 사용하시고, 안수하신 것은 앞장에서 귀 먹고 말 더듬는 사람을 고치실 때 하신 행동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이번 이야기에서 매우 독특한 점은 치유가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에 걸쳐 일어났다는 점입니다. 첫 번째 안수 후에 시력이 부분적으로 회복되어 사람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 형체가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다시 그에게 안수하셨고, 그가 주목하여 보았더니, 이제는 완전히 치유되어 모든 것이 밝히 보였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의 능력이 부족해서 두 번이나 안수해셔야 했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마가복음의 기록자는 이 치유 기사를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제자들의 영적 무지에 대한 이야기(막 8:14-21)와 베드로가 주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한 이야기(막 8:27-29) 사이에 놓아 둠으로써 어쩌면 우리의 영적인 눈도 단계적으로 치유되어 간다는 것을 말하려고 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본문의 맹인의 눈은 두 번만에 치유되었지만, 제자들의 눈은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단계가 필요했습니다. 

예수님을 보는 나의 영적인 눈은 지금 어떻습니까? 이야기 속의 맹인의 눈에 처음에는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나무와 같이 보인 것처럼, 나도 예수님을 보기는 하지만, 내 마음에 맺히는 그분의 이미지가 흐릿하거나 왜곡되어 있지는 않습니까? 주님을 있는 그대로 명확하게 보고자 하는 열망이, 주님을 더 잘 알고자 하는 간절한 열망이 내 안에 있습니까? 

오늘 본문의 맹인은 예수님께서 자신의 손을 잡고 이끄시는 대로 순순히 따라갔으며, 자신의 눈에 침을 뱉고 안수하실 때 저항없이 자신을 그대로 내어 드렸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질문에 정직하게 대답하였고, 다시 안수를 받은 뒤 사람과 사물들을 주목하여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주님께 협조하였습니다. 

이 본문을 묵상하시고, 기도하실 때에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이 되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봅시다. 내 손을 잡아 이끄시는 주님의 손과 힘을 느껴보고, 또한 내 눈에 침을 뱉으시고 말씀하시는 주님을 느껴보십시오. 그리고 그렇게 나를 만지시고 바라보시는 주님을 주목하여 바라보십시오. 주님은 어떤 표정으로 나를 보고 계십니까? 그 주님의 얼굴을 볼 때 내 마음에는 어떤 생각과 느낌이 떠오릅니까? 주님께 진솔하게 말씀드려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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