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손이 측은하다. 그는 사랑을 쫒아 살았지만, 사랑하는 여인들로부터 배반당했다. 사사로서 동족들을 위해 블레셋과 싸웠지만, 동족들은 위기가 닥쳤을 때 그를 잡아 블레셋 사람들에게 넘겨 주었다. 

아마도 삼손의 부모 마노아 부부는 노년에 얻은 귀한 아들이 원하는 것은 대부분 다 들어 주며 키웠던 것 같다. 삼손은 자신이 원하는 것은 하고야 말았고, 또 그에게는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부모는 태어나면서부터 나실인인 삼손이 하나님의 사랑을 온전히 추구하며 살 수 있도록 더욱 철저하게 교육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이런 면에서 그는 여인의 사랑 뿐만 아니라 또한 부모의 사랑에 배신당한 남자이다.

그 결말은 비극적이었다. 그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 '자신이 원하는 일', 곧 복수를 하며 최후를 맞았지만, 결국 그가 남긴 '업적'은 살아있을 때보다 많은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었다. 사랑을 추구했으나 사랑에 배반당한 삼손, 그의 인생은 결국 복수의 사람, "살륙하는 기계"로 남고 말았다.

오늘 나는 누구를, 무엇을 사랑하며 사는가? 나는 누구에게서 사랑을 받기 원하는가?

2015.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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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여름의 더위 속에서 사시는 분께서, 부산의 가을이 어떻냐고 물으시길래...


단풍은 아직이지만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높고 푸르다. 종종 아침에 과정교를 걸어 수영강을 건너 가는데, 여름에 끼었던 녹조가 사라져가고 이제 다시 강물이 푸른 색으로 돌아 오고 있다. 그리고 숭어들이 수면 위로 폴짝 뛰어 오르는 것과 왜가리 한 마리가 강을 가로지르는 전선 위에 고요히 앉아 있는 것을 자주 본다. 숭어들은 왜 뛰어 오를까? 왜가리는 위태로운 전선 위에서 무얼 하고 있는 걸까?


2015.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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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지운 날





또 다시 산부인과에 가는 날

어렵고 어렵게 찾아갔지만

병원 주차장 앞에 멈춰서 

한참 

주저하다가

결국 

예약을 취소하고 차를 돌렸다


아이를 지우기로 했다

한 번도 가져 본 적이 없는 아이를

그러면서도 가슴 속 자궁에 

끈질기게 붙여두었던 

얼굴 모르는 아들 딸을

미련없이 보내주기로 했다


난임 부부로 살아온 십여 년을 끝내고

이제 

불임 부부로 

새로운 출발을 하자고 했다

엄마와 아빠는 되지 못해도

오누이처럼 오순도순 살자 했다


패잔병처럼 집에 돌아오니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슬픈 얼굴을 하고 계신다

이 년 전 중환자실에서 

마지막 숨을 내쉬던 내 아버지

퉁퉁 부어오른 손등에 

눈물 쏟으며 맺은 약속이

목구멍으로 넘어와

사진도 제대로 볼 수 없다


언제나처럼 아내는 

남편을 위해 열심히 저녁을 준비하고

나도 그 옆에서 말없이 거드는데

한 번도 아기에게 젖 먹이지 못한

불쌍한 여인이 

불쑥 말을 꺼낸다

- 우리가 바르게 결정한 걸까?


때마침 밥솥은 김을 내뿜으며 

배고픈 아기처럼 울고

대답을 모르는 저녁은 

눈치 없이 익어간다


우리는 아이를 지운 것일까

희망을 지운 것일까


2015.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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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란 원래 그런 것입니다



귀뚜라미 울어 가뜩이나 마음 심란한데

외눈박이 달, 시월의 밤하늘에 높이 떠서

태초처럼 밝은 눈을 크게 뜨고는

창가에서 턱을 괴고 있는 나를 내려다봅니다


잠시 고개 들어 달을 올려다보다가

눈물이 날 것 같아 이내 질끈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정화수를 떠놓고 달 앞에서 비는 여인처럼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아도 달이 

원을 들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입니다


그것은 달이 심술궂거나 무심해서가 아니라

달이기 때문입니다, 달이란 원래 그런 것입니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밤하늘에 말없이 매달려서

열린 창틈으로 방 안을 지긋이 내려다볼 뿐 

결코 들어오지도, 가버리지도 않습니다, 달이란

우연히 눈 마주친 차창 밖 정류장 사내처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호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그냥 거기에 머물러 나를 보고 있습니다, 달이란 

원래 그런 것입니다


알면서도 속상한 나는 창문가리개를 살짝 내려 

가리개 살 사이에 죄없는 달을 가두어 두었습니다

그를 꼼짝하지 못하게 하려고 나도

몸을 꼼짝하지도, 눈을 깜박이지도 않습니

내가 자신을 가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달은 

꼼짝하지도, 깜박이지도, 도망치려고도 하지 않고

그냥 말없이 나를 바라봅니다. 달이란 


원래 그런 것입니다. 나는

원래 그런 아이입니다. 인생이란

원래 이렇게 밤을 견디고 하루하루 

창문을 열고 닫다 보면

소란한 마음과 소원은 사라져 버리고

달과 나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2015.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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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추도 예식


1. 예배로의 부름 : 로마서 15:13


"소망의 하나님이 모든 기쁨과 평강을 믿음 안에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사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인도자의 기도 : 사랑의 주님, 오늘 한가위를 맞아 저희 가족이 함께 모여 주님을 예배할 수 있게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사는 세상은 구름이 가득 낀 하늘처럼 흐리고, 풍랑이 이는 바다처럼 흔들립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기에 저희들의 믿음은 너무나 약합니다. 주님께서 저희들 가운데 성령으로 함께 하사 저희들의 믿음을 굳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믿음 안에서 기쁨과 평강이 저희들의 삶 속에 충만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내일과 천국을 향한 소망이 넘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 시편 찬송(교독) : 시편 23편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3. 말씀 봉독 : 히브리서 11:8-10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 믿음으로 그가 이방의 땅에 있는 것 같이 약속의 땅에 거류하여 동일한 약속을 유업으로 함께 받은 이삭 및 야곱과 더불어 장막에 거하였으니, 이는 그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이라. 


4. 말씀 나눔


    잘 아시겠지만, 요즘은 집을 구하기가 참 어렵다고 합니다. 매매는 물론, 전세와 월세도 가격이 너무 높아 서민들은 집을 구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땅에 집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천국'을 '본향'이라고 부르는 우리들은 오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아브라함은 원래 갈대아 사람들의 땅 '우르'라는 도시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버지 데라는 가나안으로 가고자 하여 온 식구를 이끌고 고향을 떠났습니다. 그것을 매우 멀고 위험한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한 사정은 알지 못하겠지만, 가나안에 이르기 전 '하란'이라는 곳에서 데라는 죽고 맙니다. 아마도 데라는 가나안까지의 길이 너무 멀고 험해서 중간에 하란에서 안주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데라가 죽고 난 이후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셔서,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가나안으로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그 말씀에 순종하여 마침내 목적지인 가나안 땅에 들어갔습니다.(창11:31-12:5)


    그런데 오늘 본문 히브리서 11장에 보면, 아브라함은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서도 장막, 곧 텐트에서 살았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그들이 주로 목축업을 했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이동을 해야하는 이유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히브리서를 기록한 사람은, 아브라함과 그 가족이 잘 지은 집이 아니라, 천막에 거주했던 이유를 다른 데서 찾았습니다. 그것은 아브라함이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기 때문입니다. 곧, 아브라함은 이 땅 '가나안'이 궁극적인 약속의 땅이라고 보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브라함에게 있어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궁극적인 집은 바로 '하나님 나라'였습니다.


    이 사실을 오늘 우리는 명심해야겠습니다. 우리 이땅에서 아무리 좋은 집을 소유하고 있는다고 해도, 그것은 우리의 약속의 집, 궁극적인 목적지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 땅 위에 지어진 집이 아니라, 하늘에 지어진 집을 소망하고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하늘의 집을 소망할 때에, 우리가 이 땅에서 소유한 집에 집착할 이유도, 이 땅에 집을 소유하지 못해서 절망할 이유도 사라지게 됩니다. 돌아가신 고인께서는 바로 이 영원한 집, 궁극적인 목적지, 하늘의 성,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비록 이 땅에 계실 때에는 좋은 집에서 살지 못하셨다고 해도, 그래도 하늘의 성에 계시니, 아브라함과 같은 수많은 믿음의 선조들과 함께 하나님의 집에 계시니, 이것으로 위로를 얻고 우리 또한 그 집을 소망하며 살아갑시다.


5. 기도 : 서로의 기도제목을 나누고 함께 기도합니다.


6. 찬송 :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찬송가 491)


1.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날마다 나아 갑니다. 내 뜻과 정성 모아서 날마다 기도합니다. 내 주여 내 맘 붙드사 그곳에 있게 하소서. 그곳은 빛과 사랑이 언제나 넘치옵니다. 


2. 괴롬과 죄가 있는 곳 나 비록 여기 살아도, 빛나고 높은 저 곳을 날마다 바라봅니다. 내 주여 내 맘 붙드사 그곳에 있게 하소서. 그곳은 빛과 사랑이 언제나 넘치옵니다. 

3. 의심의 안개 걷히고 근심의 구름 없는 곳, 기쁘고 참된 평화가 거기만 있사옵니다. 내 주여 내 맘 붙드사 그곳에 있게 하소서. 그곳은 빛과 사랑이 언제나 넘치옵니다. 

4. 험하고 높은 이 길을 싸우며 나아갑니다. 다시금 기도하오니 내 주여 인도하소서. 내 주여 내 맘 붙드사 그곳에 있게 하소서. 그곳은 빛과 사랑이 언제나 넘치옵니다. 

5. 내 주를 따라 올라가 저 높은 곳에 우뚝서, 영원한 복락 누리며 즐거운 노래 부르리. 내 주여 내 맘 붙드사 그곳에 있게 하소서. 그곳은 빛과 사랑이 언제나 넘치옵니다. 

7. 주기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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