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 겨울 플라타너스에 불이 붙었다
그 옛날 모세 앞에 나타난 떨기나무처럼
피어 오르는 화염 속에서 그가 나를 부른다
2013. 12. 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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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14장 22-33절.
사회가 불안하고 불확실할수록 사람들은 보수적이고 근본적인 성향을 보인다. 그래서 정치적으로도 보수 세력이 득세하는 듯하다. 안정과 확실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불안정과 불확실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의 안정과 확실함이란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와 같다. 잔잔한 파도 위에서 안정적으로 항해하는 듯하다가도, 바람이 거세지고 폭풍우가 몰려 오면 배는 금세 정신 없이 요동한다. 바다 위에서 안정과 확실함이란 영구적인 것도, 근원적인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이럴 땐 베드로처럼 불확실성을 과감히 직면하고, 흔들리는 배를 떠나 바다 위로 발을 내딛는 급진적인 용기와 믿음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비록 그는 중도에 두려움에 물에 빠지기는 했지만, '유령처럼' 물 위를 걸어 오는 주님을 향해 질문을 던졌고, 물 위를 걸어오라고 말씀하신 예수의 초청을 받아 들였다. 그리고 그가 주님의 손을 잡고 다시 배에 올랐을 때 비로서 폭풍이 그치고 '안정과 평화'가 임하였다. 이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안정과 평화는 "나다(It is I)."(마14:27)라고 말씀하시며 다가오시는 주님의 '스스로 나타냄(self-revelation)'을 주목하고 받아들일 때 경험할 수 있다.
참된 안정을 원한다면, 불안과 어둠을 직면하자. 부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불확실하게도 '유령처럼' 보이는 주님이라 할지라도 그분께 질문하자. 거센 파도와 폭풍 소리 속에서도 명료하게 들리는 그분의 음성에 귀를 열자. 그리고 급진적인 용기를 가지고 그분의 초청에 응하자. 폭풍 중에 두려워하는 베드로를 향해 물 위로 걸어 오라고 말씀하신 예수의 초청을 나에게 향한 것으로 받아들일 때, 그분이 내미신 손을 잡을 때, 그분과 함께 배에 오를 때 돌파구가 열릴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에야 비로서 참된 평안과 안정을 찾게 될 것이다.
그리고 베드로가 바다 위에서 주님과 손을 잡고 하늘로 날아가서나 바다 위를 달려 사라지지 않고, 다시 배로, 곧 두려워하며 위기 속에 있던 동료들에게로 돌아갔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주님을 만난 그리스도인은 폭풍 이는 밤바다 위의 배처럼 불안과 불확실성으로 요동하는 사회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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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2
- 용감한 아버지
우리집 연립주택 옥상에 · 며칠 전부터 밤만 되면 · 이상한 사람 찾아와 자고 간다는 소문 · 아줌마들 입을 통해 · 열두 세대 연립주택 구석구석 퍼지고 · 용감한 우리 아버지 · 어느 토요일 밤 손전등 · 밝혀 들고 살금살금 옥상으로 · 불빛이 어둠을 게걸스럽게 핥자 · 세상에 ·· 불빛 아래 겁먹은 생쥐마냥 · 웅크리고 앉아 있는 건 · 아직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 어린 아이 · 어린 · 아이 · 어 · 린 · 아 · 이 · 어디까지가 참말이고 · 어디부터가 거짓부렁인지 · 알 순 없지만 엄마 아빠 · 얼굴도 모르고 며칠 전 · 서울 아무개 고아원에서 뛰쳐나와 · 부산에 왔다는 아이는 · 나이는 열네 살 이름은 이재훈 · 배고픈 아이 옆엔 · 구멍 가게에서 훔친 · 귤봉지 뎅그라니 · 용감한 아버지 목이 메이고 · 뒤에 있던 아줌마들 괜히 눈만 깜빡깜빡 · 용감한 아버지 · 그래 앞으로 어떻게 살 거냐고 질문 · 아이 · 이 앞 아무개 교회 목사님 · 일자리 구해줄 테니 · 내일 일요일에 교회 와 보라고 · 휴우 ·· 우리 아버지 유일한 무기 · 목구멍에 넘어 가지 않는 · 일장 연설 · 한 판 때리고 · 내일 아침 우리집에 와 씻고 · 밥먹고 교회 가라 선심 · 한 판 쓰고 · 아줌마들과 우르르 하산 · 하 · 산 · 따뜻한 방에 누워서도 · 찬바람 맞고 잘 아이 생각나 · 이리 뒤척 저리 뒤척 · 괜히 고민거리만 하나 더 생겼구나 · 한숨만 바닥 꺼질 듯 쉬고 · 아이 버린 더러운 년놈 · 오늘밤 꿈에 만나 · 다리 몽둥이를 분질러야지 · 한탄만 하는 · 용 · 감 · 한 · 아 · 버 · 지 · 그리고 · 아 · 들
1994.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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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문서함을 뒤지다가 우연히 이전에 써놓은 기도문을 발견하였다.
6년 전, 내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가정이 이런 모습이었던 듯.
기도뿐만이 아니라, 내가 이런 가정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할 듯.
우리의 아버지가 되신 하나님
오늘 이렇게 좋은 날, 아버지의 귀한 아들 ○○○ 형제와 사랑스러운 딸 ○○○ 자매의 혼인예식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멀고 어려운 인생길, 혼자 걸어가지 말라고 이렇게 영적 여정의 동반자로, 서로를 만나게 하신 것을 정말 감사드립니다.
각각 다른 성품과 모습을 가진 두 사람이지만, 이들이 하나님 안에서 온전히 하나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서로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생각과 오랜 생활습관, 성격까지도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그런 부부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래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차이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다시 남남으로 갈라서지만, 이 두 사람의 사랑은 더욱 깊어져서, 아버지 안에 있는 가정이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다운지를 잘 나타내 보이는 그리스도의 향기와 같은 가정이 되기를 원합니다.
서로의 기쁨과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며, 자신이 가진 것으로 상대방의 약한 부분을 덮어주게 하시옵소서. 서로를 통해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인내하는 마음을 얻게 하시고, 자신을 주는 것을 배우게 하소서. 결혼을 통해 새롭게 만나게 된 양가 가족들도 진실히 섬기는 부부되게 하소서. 배우자의 비전도 나의 것으로 여기고 한 마음으로 함께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아가게 하소서. 예배하는 가정이 되게 하시며, 주님의 말씀과 약속으로 가정의 근본 토대를 삼아 믿음의 가정을 세워나가게 하소서.
이를 위해 아버지께서, 이 가정의 모든 필요를 공급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늘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넘치게 하시며, 먹을 것과 입을 것, 쓸 것을 부족함 없이 주셔서 이웃들과 넉넉히 나누게 하여주소서. 그리고 이 두 사람을 통해서 태어나게 될 자녀들이 주님의 나라를 위한 귀한 일꾼이 되는 그런 생명을 낳는 가정이 되기를 원합니다.
두 사람을 정성껏 낳아 기르시고, 길러주신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참석한 모든 분들에게도 큰 기쁨과 위로가 되는 오늘 결혼예식이 되도록 모든 순서를 성령께서 친히 인도하여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이 모든 말씀, 우리의 신랑 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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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게 타인이다
나는 나에게 타인이다
나는 늘 나와 동상이몽을 꾼다
타인의 길을 부러워하며
나의 길을 벗어나려 애쓴다
그러면서도 존재의 근원을 공유하는
타인과의 작은 틈을
건널 수 없는 계곡으로 간주한다
내가 되기 위해 낙엽이 되어
추락한 그리스도가 되지 못하고
낙엽을 밟으며 조악한 시구나 다듬는
나는 나에게 낯선 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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